배럴당 35달러 가까이 치솟았던 국제유가가 주요 산유국들이 증산에 합의했다는 소식으로 8일 급락했다.

이날 뉴욕시장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4월 인도분 값은 전날보다 2.87달러 하락해 배럴당 31.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보다 먼저 열린 런던시장에서도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분 가격이 전날보다 3.10달러 내려 배럴당 28.80달러를 기록했다.

올들어 천정부지로 오르던 유가가 급락한 것은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란의 석유장관이 이날 회담을 갖고 증산에 합의한다는 성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두 나라 석유장관들은 계속되는 유가상승은 장기적으로 원유 소비국 뿐 아니라 산유국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증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합의는 그동안 증산에 반대해온 이란이 입장을 뒤집겠다는 뜻을 처음으로 내비친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그동안 이란은 최근의 유가폭등은 일시적 현상이라며 증산에 반대해왔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란이 증산에 반대한다는 뜻을 철회키로 함에 따라 오는 27일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에서 증산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상원의 외교관계위원회는 이날 빌 클린턴 대통령이 OPEC에 원유생산을 즉각 늘리도록 압력을 가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김용준 기자 dialec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