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자금이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찾아 은행권으로 몰리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은행 저축성예금엔 이달들어 지난 6일까지 2조5천4백억원이 흘러들었다.

신탁상품인 은행 단위금전신탁에도 1천5백억원이 유입됐다.

반면 투신권 공사채형 수익증권에선 같은 기간중 1조3천억원 가량이 빠져 나갔다.

이 가운데 1천7백억원은 투신사 머니마켓펀드(MMF)로 흡수돼 단기 유동성 자금으로 대기중이다.

투신권 후순위담보채펀드와 하이일드펀드는 이달들어 8일까지 각각 6천5백억원과 4천억원을 불리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7월 대우사태가 불거진 이후 투신권의 공사채형 수익증권에선 1백조원 이상이 빠져 나갔다.

공사채형 수익증권 잔고는 지난해 6월말의 2백11조5천억원에서 지난달말엔 1백7조8백억원으로 축소됐다.

8개월새 절반규모로 줄어든 셈이다.

이에 비해 은행예금은 같은 기간중 67조원이 늘어나 대조를 보였다.

지난 9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선 3월중 단기정책 금리(콜금리)를 현수준(5%)에서 동결한다는 결정과 함께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시사하는 얘기들이 나왔다.

전철환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가 끝난뒤 "아직 물가상승 압력이 뚜렷하지 않았으며 시중 유동성도 풍부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수입이 급증하고 임금 상승세가 확대되는 등 지난달에 비해 이달 상황이 안좋은 것은 사실"이라며 경상수지가 악화되거나 물가상승 압력이 가중될 경우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내비쳤다.

또 "풍부한 시중유동성과 기업 차입수요 둔화 추세에 따라 향후 장기금리는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저금리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날 한은이 보낸 메시지에 대해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주목된다.

시중은행들은 13일부터 일제히 추가금전신탁 판매에 나선다.

추가금전신탁은 중도해지와 추가입금이 가능한 개방형 펀드.신탁설정 뒤 추가설정을 할 수 없는 기존 단위형 금전신탁의 단점을 보완한 상품이다.

추가금전신탁은 자산투자 형태에 따라 주식형,채권형,클린형 등으로 나뉜다.

주식형은 다시 주식편입비율이 50% 이내인 성장형,30% 이내인 안정성장형,10% 이내인 안정형 등 세가지로 구분된다.

이 신탁상품이 호조를 보일 경우 빈사상태에 있는 투신권 사정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 유병연 기자 yooby@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