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주가 떠받치기' 안간힘 .. 현대차/새한정기등 자사주 조각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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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에 몸담은지 25년만에 이렇게 참담한 적은 없었습니다.
지난해 수백억원의 순이익을 냈는데도 주가가 액면가를 밑도니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S사의 P전무)
상장회사 경영진이 요즘 깊은 좌절감에 빠져있다.
회사경영실적과 주가가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 길이 막히게 됐다는 것은 부차적인 일이다.
"주가=자존심"이라는 등식에서 보면 신경제와 구경제를 두부 자르듯 하는 요즘 증시풍토에 할 말이 많다.
아날로그 경제와 디지털 경제를 갈라놓는 주가 양극화의 골이 깊어지다 보니 구경제권을 이루고 있는 상장사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난 원래 이런 기업이 아니다"며 주가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
상장사 임직원들도 이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또 제2창업 선언과 같은 대규모 기업설명회(IR)를 갖는 상장사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고배당으로 주주들의 이목을 끄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과거의 상장사와는 다른 모습이다.
특히 대규모 유상증자로 부채비율 축소에 급급했던 지난해와는 딴판이다.
그래서 증권가에서도 "이런 기업은 주목할만 하다"는 분석이 심심찮게 나온다.
자사주를 사들인다고 해서 당장 큰 효과를 내기는 어렵지만 주가가 심하게 망가져 있고 기업의 내재가치에 비해 워낙 저평가된 종목이 많아 이런 기업은 장기적으로 투자유망하다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어떤 노력하나 =자사주를 사들여 주가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최근에는 이렇게 사모은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새한정기와 현대자동차 등이 이런 케이스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6일까지 자사주를 취득하거나 은행.투신을 통한 자사주 펀드 설정 계획을 공시한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총 84개사에 규모가 1조5천4백22억원에 달한다.
공기업인 한국통신마저 자사주를 1천억원어치 취득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자사주 취득이 러시를 이루고 있어 앞으로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기업은 포항제철로 5천4백3억원이었으며 이어 담배인삼공사(2천억원) 현대중공업(2천억원) 현대상선(1천5백억원) 금강(5백억원) 등 순이었다.
애사심의 발동으로 볼 수 있는 임직원들의 자사주 매입운동도 관심을 끈다.
코오롱건설은 액면가의 50%선으로 떨어진 주가를 회복시키기 위해 "BUY KEC(코오롱건설의 영문이니셜)"운동을 벌이고 있다.
임원은 5백주,부장급은 2백주,차장이하 직원은 1백주씩을 각각 사 모으고 있다.
전직원이 "십시일반"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김종근 경영본부장은 "우리주식 사기운동은 자발적인 주가관리라는 점에서 무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며 "특히 자사주펀드 가입과 특정금전신탁 가입,자사주소각 등 회사차원의 후속조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솔제지 임원들도 개인돈으로 자사주 5만주 가량을 취득키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임원들의 책임경영 자세를 다지고 회사의 미래에 대한 믿음을 투자들에게 알리는 동시에 주가회복과 주주이익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임직원들도 신발끈을 동여매기 시작했다.
경남은행 임원들은 최근 자사주 2만주를 매입키로 결의했다.
이에 고무받은 이 은행 노조도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노사가 주가부양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구은행도 "행원 1백주 사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포항제철 제일모직 가스공사 등은 대규모 IR를 개최,투자자들과의 "눈높이"를 맞췄다.
제일모직의 경우 IR를 통해 정보통신쪽으로 변신을 적절히 알릴 수 있었다고 자평할 정도다.
SK 담배인삼공사 등은 액면가 대신 싯가기준으로 배당하는 제도를 검토중이다.
담배인삼공사는 특히 배당률을 소액주주와 대주주로 나눠 차별화할 것을 추진중이다.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주는 것도 "책임경영"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라는 주문으로 볼 수 있다.
<> 투자전략 =시장의 반응은 사뭇 냉소적이다.
그렇지만 주가관리에 나서는 기업이 실적이 우량한 대기업이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멀리 내다보는 투자자라면 이들 기업에 투자할 만하다는 것.보기에 따라선 스스로 재갈을 물면서(자사주 사기운동)까지 주가부양에 애를 쓰는 것은 기업가치가 바닥에 이르렀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자사주취득 등이 당장 주가상승세를 이끌 수는 없지만 향후 수급상황을 호전시키는데 기여할 것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 남궁 덕 기자 nkduk@ked.co.kr >
지난해 수백억원의 순이익을 냈는데도 주가가 액면가를 밑도니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S사의 P전무)
상장회사 경영진이 요즘 깊은 좌절감에 빠져있다.
회사경영실적과 주가가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 길이 막히게 됐다는 것은 부차적인 일이다.
"주가=자존심"이라는 등식에서 보면 신경제와 구경제를 두부 자르듯 하는 요즘 증시풍토에 할 말이 많다.
아날로그 경제와 디지털 경제를 갈라놓는 주가 양극화의 골이 깊어지다 보니 구경제권을 이루고 있는 상장사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난 원래 이런 기업이 아니다"며 주가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
상장사 임직원들도 이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또 제2창업 선언과 같은 대규모 기업설명회(IR)를 갖는 상장사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고배당으로 주주들의 이목을 끄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과거의 상장사와는 다른 모습이다.
특히 대규모 유상증자로 부채비율 축소에 급급했던 지난해와는 딴판이다.
그래서 증권가에서도 "이런 기업은 주목할만 하다"는 분석이 심심찮게 나온다.
자사주를 사들인다고 해서 당장 큰 효과를 내기는 어렵지만 주가가 심하게 망가져 있고 기업의 내재가치에 비해 워낙 저평가된 종목이 많아 이런 기업은 장기적으로 투자유망하다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어떤 노력하나 =자사주를 사들여 주가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최근에는 이렇게 사모은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새한정기와 현대자동차 등이 이런 케이스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6일까지 자사주를 취득하거나 은행.투신을 통한 자사주 펀드 설정 계획을 공시한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총 84개사에 규모가 1조5천4백22억원에 달한다.
공기업인 한국통신마저 자사주를 1천억원어치 취득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자사주 취득이 러시를 이루고 있어 앞으로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기업은 포항제철로 5천4백3억원이었으며 이어 담배인삼공사(2천억원) 현대중공업(2천억원) 현대상선(1천5백억원) 금강(5백억원) 등 순이었다.
애사심의 발동으로 볼 수 있는 임직원들의 자사주 매입운동도 관심을 끈다.
코오롱건설은 액면가의 50%선으로 떨어진 주가를 회복시키기 위해 "BUY KEC(코오롱건설의 영문이니셜)"운동을 벌이고 있다.
임원은 5백주,부장급은 2백주,차장이하 직원은 1백주씩을 각각 사 모으고 있다.
전직원이 "십시일반"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김종근 경영본부장은 "우리주식 사기운동은 자발적인 주가관리라는 점에서 무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며 "특히 자사주펀드 가입과 특정금전신탁 가입,자사주소각 등 회사차원의 후속조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솔제지 임원들도 개인돈으로 자사주 5만주 가량을 취득키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임원들의 책임경영 자세를 다지고 회사의 미래에 대한 믿음을 투자들에게 알리는 동시에 주가회복과 주주이익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임직원들도 신발끈을 동여매기 시작했다.
경남은행 임원들은 최근 자사주 2만주를 매입키로 결의했다.
이에 고무받은 이 은행 노조도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노사가 주가부양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구은행도 "행원 1백주 사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포항제철 제일모직 가스공사 등은 대규모 IR를 개최,투자자들과의 "눈높이"를 맞췄다.
제일모직의 경우 IR를 통해 정보통신쪽으로 변신을 적절히 알릴 수 있었다고 자평할 정도다.
SK 담배인삼공사 등은 액면가 대신 싯가기준으로 배당하는 제도를 검토중이다.
담배인삼공사는 특히 배당률을 소액주주와 대주주로 나눠 차별화할 것을 추진중이다.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주는 것도 "책임경영"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라는 주문으로 볼 수 있다.
<> 투자전략 =시장의 반응은 사뭇 냉소적이다.
그렇지만 주가관리에 나서는 기업이 실적이 우량한 대기업이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멀리 내다보는 투자자라면 이들 기업에 투자할 만하다는 것.보기에 따라선 스스로 재갈을 물면서(자사주 사기운동)까지 주가부양에 애를 쓰는 것은 기업가치가 바닥에 이르렀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자사주취득 등이 당장 주가상승세를 이끌 수는 없지만 향후 수급상황을 호전시키는데 기여할 것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 남궁 덕 기자 nkduk@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