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원 SK(주)상무를 아는 사람들은 그를 정유회사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인터넷매니아"라고 본다.

인터넷업계 사람들이 그를 더욱 주목한다.

정 상무 본인도 정유회사 사이트나 웬만한 사이버쇼핑몰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

야후나 다음넷을 경쟁상대로 본다.

그가 만들고 있는 okcashbag.com은 허브사이트다.

건강 교육 여행 생활 음악 레저.스포츠 게임 쇼핑 금융 등 각 분야 전문포털사이트를 거느린 종합판이다.

주유소 고객을 위한 마케팅이나 쇼핑몰차원에서 운용하는 판촉용 인터넷사이트라고 생각하면 오해다.

산부인과에서부터 납골당까지 고객들이 원하는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게 정 상무의 생각이다.

"기름을 넣으러 SK주유소를 방문하는 고객이 원하는게 기름뿐이겠습니까" 엔크린카드회원 7백50만명,SK텔레콤(011) 회원 1천만명,신세계및 E마트회원 3백만명등 OK캐시백회원 2천만명을 okcashbag.com의 회원으로 끌어들여 토탈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준비중이다.

정 상무는 지난 1월 사이트를 연 이후 두 달동안 4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면서 올해 5백만명 회원목표 달성에 문제없다고 자신만만해한다.

개별 사이트에 관련기업을 가맹점으로 확보,고객을 연결시켜주는 대신 가격을 할인토록 하고 매출액의 일정부분을 수수료로 받는 사업구상이다.

정 상무는 내달중 금융포탈사이트를 갖춘뒤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을 짜고있다.

대대적인 캠페인을 앞두고 그의 사무실은 전투적인 분위기다.

그는 자신이 맡고 있는 고객사업개발본부를 "야전사령부"라고 표현한다.

직원 2백명은 그의 "전사"들이다.

외부에서 콘텐츠를 개발해주는 인력도 4백명이나 된다.

그가 인터넷과 인연을 맺은 것은 통상산업부 구주통상과장에서 물러나 당시 유공에 입사한 94년.최종현 회장에게 SOC(사회간접자본)사업관련보고를 하다가 정보통신인프라사업에 대한 지시를 받으면서 부터다.

정보통신문외한이던 그는 최 회장에게 정보통신SOC추진전략을 보고하기 위해 관련서적을 하루에 한권씩 독파했다.

인터넷이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96년부터 3년여에 걸쳐 준비한 끝에 올해 1월 okcashbag.com을 연 것이다.

그는 지금도 매일 아침 "나는 okcashbag.com을 사랑한다"고 열 번씩 외치며 자기최면을 건다.

자기 일에 대한 사랑이 벤처정신이라는게 그의 소신이다.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