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하이텔 EC포털사업팀의 송종선(31) 대리는 사내에서 "사이버 철의 여인"으로 불린다.

가냘프게 보이는 외모지만 일하는 모습에서 강력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는 게 주위의 평이다.

특히 1년여전 만삭의 몸으로 새벽 1,2시까지 직장에 남아 일에 몰두하는 모습이 동료나 선후배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제가 워낙 체력에는 자신있거든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스타일에서 그런 별명이 붙여진 것 같아요"

송 대리는 지난 10일 개설된 하이텔의 맞춤형 종합쇼핑몰인 "이하이텔" (www.ehitel.com) 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철의 여인"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쇼핑몰 서비스 기획에서부터 배송 결제 보안 등 전자상거래(EC) 인프라를 구성하고 제휴업체 선정까지 도맡아했다.

이하이텔은 송 대리의 작품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초기에는 이하이텔과 관련된 모든 작업을 혼자 추진했습니다.
밤샘하는 날도 부지기수였어요. 두명의 아이를 둔 저로서는 가사일이나 직장일을 병행하다보면 힘든 때도 많지요. 남편(하이텔 커뮤니티팀 과장)의 외조와 자유로운 회사분위기가 버거움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답니다"

송 대리는 지난 1993년 이화여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동서증권 전산실 프로그래머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보다 활기차고 동적인 일을 하고 싶어 이듬해 PC통신 하이텔로 자리를 옮겼다.

입사 직후부터 PC통신 하이텔의 홈쇼핑서비스 개발과 운영을 맡아 왔다.

3년여간 일을 해오면서 앞으로 사이버공간에서의 상거래는 인터넷이 주도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지난 1998년 EC포털사업팀의 태동을 주도했다.

송 대리는 스스로를 "EC마케터 (EC marketer) "라고 부른다.

"이하이텔에서 상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하는 게 제 역할입니다. 양질의 상품을 공급하고 택배 보안 결제 등의 서비스를 보강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물건을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우선은 PC통신의 폐쇄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일반 네티즌들을 많이 끌어들이는 데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송 대리는 "인간적인" 마케팅을 꿈꾼다.

고객 한명한명에게 친근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삭막하고 기계적인 전자상거래 공간에 사람의 냄새가 나도록 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인터넷에서 1대1 마케팅을 제공하는 기술을 직접 배워 이하이텔에 접목시킬 계획이다.

여기에 포털서비스와 PC통신의 풍부한 콘텐츠,강력한 커뮤니티를 결합시켜 이하이텔을 한국의 대표적인 EC사이트로 발전시키겠는 게 송 대리의 포부다.

"하이텔쇼핑몰을 크게 키워 앞으로 분사될 경우 독립법인의 사장도 해보고 싶다"고 "철의 여인"은 야무진 희망을 밝힌다.

송태형 기자 toughlb@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