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의 간판급 펀드매니저들이 잇따라 회사를 떠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간접투자시장의 위축과 맞물려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펀드매니저 세계의 "빅뱅"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분석된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투신운용의 간판 펀드매니저였던 박종규 주식운용 부장은 이날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다.

박 부장은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신 펀드매니저 출신인 박씨는 지난 98년 LG투신운용이 뮤추얼펀드 시장에 진출하면서 고액연봉으로 스카웃됐던 인물이다.

2년여동안 트윈스챌린지펀드등 LG투신의 펀드운용을 지휘해왔다.

"바이코리아펀드"의 핵심 운용자였던 강신우 현대투신 수석펀드매니저도 최근 템플턴투신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강씨는 굿모닝증권이 경영권을 인수하는 템플턴투신의 운용본부장(상무)을 맡을 예정이다.

이에앞서 동양오리온투신의 김영수 주식1팀장도 회사를 떠나 튜브투자자문회사의 대표이사로 변신했다.

지난해 간접투자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한껏 주가를 높였던 간판 스타들이 잇따라 회사를 떠나고 있는 것은 최근 증시상황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우사태가 터진 지난해 8월이후 간접투자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올들어선 펀드환매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은 최근 급등하고 있는 코스닥 종목을 거의 편입하지 못해 수익률면에서 고전을 겪어왔다.

이런 여파로 D투신의 주식운용부장은 최근 한달간 장기휴가를 다녀오기도 했다.

대우채권 환매이후 기존 투신사들이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잃은 것도 간판급 스타들이 투자자문회사등 신설 회사로 움직이는 배경이 되고 있다.

한 투신사 팀장급 펀드매니저는 "작년이후의 투신사 신뢰 상실,간접투자시장 위축,펀드수익률 하락등으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사를 떠나려는 펀드매니저들이 한둘이 아니다"면서 "조만간 펀드매니저 세계에도 빅뱅이 몰아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