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시장에 때아닌 "산성물" 시비가 일고 있다.

14일 업계와 국립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코오롱은 최근 "산성수로 만드는 정수기"라는 내용의 신문광고를 통해 기존 역삼투압 필터로 거른 물은 산성물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에서 나온 물은 pH(수소이온농도)가 5.5~6.5로 우리 몸에 해로운 산성물이라는 것이다.

코오롱측은 "이런 물은 산성비를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표현을 광고에 내기도 했다.

이 회사는 또 세계보건기구(WHO)가 음용수 pH기준을 7.0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웅진코웨이 등 경쟁사들은 "pH 수치가 낮다고 해서 건강에 유해하다고 말할 수 없다"며 코오롱측 주장을 일축했다.

웅진측은 이달초 환경연구원에 "산성물"에 대해 문의한 결과 "음용수 수질기준"은 pH 5.8~8.5로 돼 있으며 알칼리성 물이나 산성물 자체가 몸에 이롭거나 해로운 것은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환경연구원 박선구 연구관도 "단순히 pH수치만 갖고 물의 유해성을 논하기는 어렵다"며 "먹는 물의 기준인 45개 항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웅진코웨이측은 "산성물 시비는 업계의 해묵은 일로 논할 가치가 없다"며 "후발업체인 코오롱이 판촉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먹는 물의 pH수치는 일본이 5.8~8.5,프랑스가 6.5~9.0으로 정해놓고 있다.

미국의 권장기준은 6.5~8.5이며 WHO의 별도 기준은 없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