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경제와 도덕의 조화 .. 심백강 <민족문화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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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건강한 육체를 유지하기 위해서 의식주의 경제가 필요하고 건전한 정신을 수양하기 위해서 예의염치의 도덕이 요구된다.
따라서 도덕과 경제,경제와 도덕은 서로 상반되는 것이 아닌 서로 필요로 하고 보완적인 것으로서 마치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것이다.
현대사회는 한마디로 시장경제로 상징된다.
이윤추구와 효율향상이 산업혁명 이후 시장경제를 발전시킨 주요한 원동력이 됐다.
이윤과 효용을 원칙으로 하는 시장경제는 인간의 육체를 위한 의식주 문화만을 편중 발전시킨 결과 물질만능의 병폐를 낳았다.
경제가 인생의 매우 중요한 부분인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문제가 곧 인생의 전체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가령 배가 고픈 사람에게는 한 그릇의 밥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에게 밥 백 그릇을 가져다 주었다고 가정한다면 이미 허기를 채우고 난 다음의 나머지 아흔아홉 그릇의 밥이 처음 배고플 때 먹었던 한 그릇의 밥과 동일한 가치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의식주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될 가장 필요한 생활수단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생의 생존 조건일뿐 그것이 곧 인생의 유일한 가치,최고의 가치가 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시장의 논리가 지배해온 현대사회에서는 의식주의 생활수단이 인생의 전부이자 곧 목표가 돼버렸다.
현대인들의 삶은 광적인 이윤추구와 효용경쟁속에서 매일매일 생활의 목표가 아닌 수단을 위해 급급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시장경제 논리가 인간의 의식주 경제생활에 중점을 두고 발전해온데 반해 동양의 전통사상은 주로 인간의 정신을 건전하게 수양하기 위한 예의염치의 도덕생활에 주안점을 두고 발전해왔다.
인위적인 현상을 배격하고 도의 세계로 돌아갈 것을 강조하는 노자사상,해탈과 열반을 궁극적 이상으로 추구하는 불교사상은 재부의 효용과 가치에 대해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현실주의를 표방하는 유가사상은 재부의 효용과 가치를 인정은 했으나 적극적으로 찬성하지는 않았다.
유불도 3교사상으로 대표되는 동양사상 가운데에는 현실적 의식주 생활을 타개하기 위한 적극적인 경제사상은 결여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덕을 내세우고 재리를 배격해 정신적으로 풍요하고 물질적으로 빈곤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 동양전통사회 의리중심의 도덕관념이고,경제를 일의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도덕적 윤리를 지나치게 경시한 나머지 인간이 물질의 노예로 전락할 소지를 안고 있는 것이 현대 서구문명이 내세운 이윤 중심의 시장경제 이론이다.
부자 형제지간에도 손해볼 수 없는 것이 경제적 이윤의 논리이고 생명을 버리고서라도 의리를 지켜야 하는 것이 도덕적 가치의 논리다.
인간이 이윤만 따지고 의리를 아랑곳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회정의에 위배되고 단지 의리만 따지고 이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또 생존 원리에 위배된다.
인간이 동물이 아닌 이상 이윤만 따지고 살 수도 없는 일이고 천사가 아닌 이상 의리만 따지고 살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동물도 천사도 아닌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길은 무엇인가.
그것은 경제적 이윤과 도덕적 의리가 적절히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혹자는 이에대해 경제와 도덕의 공존 병행은 이론으로서는 가능하지만 현실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이의를 제기할 사람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인간은 육체적 본능과 도덕적 본성을 아울러 소유한 존재이다.
도덕적 본성에는 공정한 의리가 내재하고 육체적 본능에서는 이기적 사심이 발현한다.
인간의 본능적 이기심을 발전시킨 것이 현대 서구의 시장경제 이론이고 인간의 본성적 이타심을 발전시킨 것이 동양의 도덕인의사상이다.
인간은 본래부터 이기심이라는 시장적 기능과 이타심이라는 도덕적 요소를 다 가지고 있는데 단지 오늘의 서구와 과거의 동양은 인간의 이러한 본래의 양쪽 기능을 균형있게 다 살리지 못하고 어느 한 쪽 기능만을 중점적으로 계발 발전시킨 나머지 각각 편중발달되는 결과를 가져왔을 뿐이다.
조선조의 위대한 개혁사상가였던 이율곡은 시비의 시와 이해의 이가 합의와 득중을 이루도록 하는 방법을 통해서 도덕과 경제의 결합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전개한바 있다.
새천년엔 서구의 시장경제 경제제일주의와 동양의 예의염치 도덕제일주의를 창조적으로 결합시킨 제3의 21세기형 신경제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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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약력
=<>중국 옌볜대 역사학박사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연구직 전문위원
<>저서:이율곡과 왕안석에게서 배우는 경제개혁의 지혜
따라서 도덕과 경제,경제와 도덕은 서로 상반되는 것이 아닌 서로 필요로 하고 보완적인 것으로서 마치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것이다.
현대사회는 한마디로 시장경제로 상징된다.
이윤추구와 효율향상이 산업혁명 이후 시장경제를 발전시킨 주요한 원동력이 됐다.
이윤과 효용을 원칙으로 하는 시장경제는 인간의 육체를 위한 의식주 문화만을 편중 발전시킨 결과 물질만능의 병폐를 낳았다.
경제가 인생의 매우 중요한 부분인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문제가 곧 인생의 전체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가령 배가 고픈 사람에게는 한 그릇의 밥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에게 밥 백 그릇을 가져다 주었다고 가정한다면 이미 허기를 채우고 난 다음의 나머지 아흔아홉 그릇의 밥이 처음 배고플 때 먹었던 한 그릇의 밥과 동일한 가치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의식주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될 가장 필요한 생활수단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생의 생존 조건일뿐 그것이 곧 인생의 유일한 가치,최고의 가치가 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시장의 논리가 지배해온 현대사회에서는 의식주의 생활수단이 인생의 전부이자 곧 목표가 돼버렸다.
현대인들의 삶은 광적인 이윤추구와 효용경쟁속에서 매일매일 생활의 목표가 아닌 수단을 위해 급급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시장경제 논리가 인간의 의식주 경제생활에 중점을 두고 발전해온데 반해 동양의 전통사상은 주로 인간의 정신을 건전하게 수양하기 위한 예의염치의 도덕생활에 주안점을 두고 발전해왔다.
인위적인 현상을 배격하고 도의 세계로 돌아갈 것을 강조하는 노자사상,해탈과 열반을 궁극적 이상으로 추구하는 불교사상은 재부의 효용과 가치에 대해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현실주의를 표방하는 유가사상은 재부의 효용과 가치를 인정은 했으나 적극적으로 찬성하지는 않았다.
유불도 3교사상으로 대표되는 동양사상 가운데에는 현실적 의식주 생활을 타개하기 위한 적극적인 경제사상은 결여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덕을 내세우고 재리를 배격해 정신적으로 풍요하고 물질적으로 빈곤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 동양전통사회 의리중심의 도덕관념이고,경제를 일의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도덕적 윤리를 지나치게 경시한 나머지 인간이 물질의 노예로 전락할 소지를 안고 있는 것이 현대 서구문명이 내세운 이윤 중심의 시장경제 이론이다.
부자 형제지간에도 손해볼 수 없는 것이 경제적 이윤의 논리이고 생명을 버리고서라도 의리를 지켜야 하는 것이 도덕적 가치의 논리다.
인간이 이윤만 따지고 의리를 아랑곳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회정의에 위배되고 단지 의리만 따지고 이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또 생존 원리에 위배된다.
인간이 동물이 아닌 이상 이윤만 따지고 살 수도 없는 일이고 천사가 아닌 이상 의리만 따지고 살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동물도 천사도 아닌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길은 무엇인가.
그것은 경제적 이윤과 도덕적 의리가 적절히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혹자는 이에대해 경제와 도덕의 공존 병행은 이론으로서는 가능하지만 현실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이의를 제기할 사람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인간은 육체적 본능과 도덕적 본성을 아울러 소유한 존재이다.
도덕적 본성에는 공정한 의리가 내재하고 육체적 본능에서는 이기적 사심이 발현한다.
인간의 본능적 이기심을 발전시킨 것이 현대 서구의 시장경제 이론이고 인간의 본성적 이타심을 발전시킨 것이 동양의 도덕인의사상이다.
인간은 본래부터 이기심이라는 시장적 기능과 이타심이라는 도덕적 요소를 다 가지고 있는데 단지 오늘의 서구와 과거의 동양은 인간의 이러한 본래의 양쪽 기능을 균형있게 다 살리지 못하고 어느 한 쪽 기능만을 중점적으로 계발 발전시킨 나머지 각각 편중발달되는 결과를 가져왔을 뿐이다.
조선조의 위대한 개혁사상가였던 이율곡은 시비의 시와 이해의 이가 합의와 득중을 이루도록 하는 방법을 통해서 도덕과 경제의 결합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전개한바 있다.
새천년엔 서구의 시장경제 경제제일주의와 동양의 예의염치 도덕제일주의를 창조적으로 결합시킨 제3의 21세기형 신경제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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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약력
=<>중국 옌볜대 역사학박사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연구직 전문위원
<>저서:이율곡과 왕안석에게서 배우는 경제개혁의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