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에서 우량 벤처기업 사장으로"

인투스테크놀러지의 홍윤택(38) 사장은 1992년4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경제학자의 길을 계속 갈 것이냐,신생 기업의 대표이사를 맡아 비즈니스맨으로 거듭날 것이냐의 갈림길에 선 것.그는 두달 후 비즈니스를 선택했다.

그리고 사채를 끌어들여 빚더미에 짓눌리던 회사는 7년여만에 매출 1백54억원,당기순이익 13억원의 알짜 기업으로 올라섰다.

인투스테크놀러지는 인터넷을 이용한 국내 멀티미디어 교육 솔루션 업체 가운데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양방향 온라인 강의를 진행할 수 있는 원격교육시스템 <>리눅스 기반의 주문형비디오(VOD) 서버 <>교안과 교재를 디지털 정보로 변환시킨 전자도서관 등 사이버교육에 필수적인 세가지 기본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이 회사가 탄탄한 기술력을 쌓은 것은 홍 사장의 연구개발 의지 덕분이다.

그는 회사가 어려울 때에도 연구개발(R&D)비로 매출액의 5% 이상을 투자했다.

올해에도 매출액의 10%선을 기술개발에 쏟을 계획이다.

이에 힘입어 올해 매출은 지난해의 2배 수준인 3백억원,당기순이익은 4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홍 사장은 미국의 명문 시카고대에서 화폐금융론으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은 정통 경제학도.하지만 박사과정이 끝나갈 무렵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소프트웨어 유통업체를 차린 동생들이 회사 경영을 맡아달라고 하더군요.

당시 국내의 교수 자리도 마땅치 않았던 데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미국에 벤처 붐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지요" 처음엔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미국의 세계적인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업체인 매크로미디어와 어도비시스템스로부터 국내 판매권을 따냈지만 회사는 빚에 허덕이는 상태였다.

그나마 엔지니어 경험이 전혀 없어 앞길이 막막했다.

그래서 지난 94년부터 엔지니어들과 밤을 새가며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개발품들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빚이 점차 줄어들었어요.

또 수입 판매하는 소프트웨어가 잘 팔리면서 개발자금도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홍 사장은 사채의 악몽에서 벗어나면서 자체 상품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97년부턴 회사 방향을 연구개발 전문기업으로 전환했다.

삼성전자에 이동통신기기용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주면서 자신감도 얻었다.

곧바로 닥친 외환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열어줬다.

벤처기업으로선 꿈꾸기도 어려운 고급 연구인력을 손쉽게 끌어올 수 있게 된 것.R&D의 중추 역할을 하는 KAIST 전산학박사 출신의 신흥철 연구소장도 그때 영입했다.

현재 R&D 인력은 전직원의 절반 수준인 18명이다.

홍 사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현지법인을 설립,미국 영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또 가상교육시스템 기반으로 구매자와 판매자 간에 매매 상담을 할 수 있는 양방향 전자상거래시스템과 기업용 화상회의시스템도 선보일 예정이다.

(02)508-1700

정한영 기자 ch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