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은 문화와 학문의 교류에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스위스 취리히공대의 연구학장 겸 약학과장인 게드 폴커스 교수는 "서로 다른 학문 사이의 연계활동 없이는 과학도 본질적인 생명력을 잃는다"고 힘줘 말한다.

진정한 창의력은 여러가지 영역에서 이뤄지는 끊임없는 교류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바로 취리히공대가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기도 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취리히공대는 지난 97년부터 "콜레기움 헬베티쿰"이라는 독특한 연구소를 운영해 오고 있다.

폴커스 교수가 가진 또 하나의 명함에는 바로 이 곳의 "소장"이란 타이틀이 인쇄돼 있다.

라틴어로 "스위스 학문의 전당"이란 뜻을 가진 이 연구소는 학제간(interdisciplinary) 교류를 위한 장이다.

공학자 과학자 생의학자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서로의 관심거리와 문제점을 토로하고 의논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얻기도 한다.

"콜레기움 헬베티쿰은 정말 매력있는 곳입니다. 기본적으로 과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데다 약간 다른 시각들을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폴커스 교수는 특히 이곳에서의 만남과 대화는 "중요하지만 소홀하기 쉬운 부분들을 채워줘 영감을 샘솟게 하기도 한다"며 은근히 자랑한다.

얼마전 폴커스 교수는 이곳에 초청돼 연구활동을 한 학자들의 글을 모아 책으로 발간하기도 했다.

콜레기움 헬베티쿰은 이러한 학제간 교류를 도모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석사과정 이상 과정에 있는 학생들의 연구활동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현재 8명의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스위스 국적의 학생들에 국한하고 있다.

대상 학생들은 1년에 걸쳐 자신의 학문과 다른 학문과의 상호관계가 이뤄질 때 어떠한 작용과 반작용이 일어나는지를 연구하고 결과물을 발표한다.

"앞으로는 자연과학뿐 아니라 인문, 사회과학 등 다른 학문분야에 있는 학생들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자연과학과 연결시킬 수 있는 좋은 논문거리를 가지고 있다면요. 이를 통해 자연과학에 대한 접근방식이 좀더 다양해질 수 있고 궁극적으로 진정한 학제간 연구를 위한 틀을 마련하는데 보탬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폴커스 교수는 외국인 학생들도 이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참여한다면 더욱 신선하고 다채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참다운 과학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고려해 볼 사항"이라고 대답했다.

취리히(스위스)=고성연 기자 amazing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