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시장은 외부에서는 대기업 및 국내외 금융기관의 신규참여가, 내부에서는 핵분열이 임박한 상태다.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이 그만큼 급팽창해 "파이"가 커졌기 때문이다.

작년 한햇동안 BC와 국민 LG 삼성 등 국내 6개 카드업체들은 총2천4백37억원의 순익을 거둬들였다.

98년보다 무려 6.3배나 늘어났다.

올해 전망은 더 밝다.

고공행진의 배경에는 경기회복에 따른 소비증가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정부의 카드이용 활성화 정책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부는 무자료 거래를 없애고 세원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작년 9월부터 "가맹점 공동이용제"와 "카드사용액 소득공제제" 등 강력한 카드활성화 정책을 실시해 오고 있다.

여기에 지난 1월부터 시행한 "신용카드 영수증 복권제"가 카드시장에 불을 질렀다.

신용카드사들의 매출은 작년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5개월간 이전 5개월(4-8월)보다 50% 가량 늘어났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는 2백%이상 늘어났다.

<> 대기업, 카드진출 이유있다 =현대와 SK 롯데는 카드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점치고 계열인 할부금융사를 통해 3년전부터 카드업 진출을 준비해 왔다.

자체 서비스카드와 신규 신용카드를 연계했을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는 "현대백화점카드"와 "현대자동차카드"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현대할부금융의 카드사업에 연계시킨다는 전략이다.

SK캐피탈은 "엔크린" "스피드011카드", 롯데캐피탈은 "롯데백화점카드"와 연동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3백20만명의 백화점 카드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롯데측은 카드업 인가만 받으면 웬만한 기존 카드사들은 쉽게 제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최근엔 홍콩상하이(HSBC), 파리바, 도쿄미쓰비시 등 외국계 은행도 국내 카드사업 진출을 모색중이다.

<> BC카드의 핵분열 이유 =올해 은행들의 화두는 "소비자 금융"이다.

은행들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이후 "불안한" 기업 금융보다는 소비자 금융쪽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그리고 이 분야를 활성화시킬 가장 효과적인 도구로 "신용카드"를 꼽고 있다.

한빛 조흥 주택 농협 등은 BC카드의 "만장일치식" 의사결정 과정으로는 팽창하는 신용카드 시장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없다고 보고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BC카드"라는 브랜드만 사용하고 상품개발과 전산처리, 마케팅 등은 독자적으로 운영해 회원은행들과 경쟁하는 체제로 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

<> 정부 및 기존업체들의 입장 =정부는 신규참여에 대해 일단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이미 경제활동인구 1인당 1.8-2.1장의 카드가 발급돼 있고 카드사들의 부실자산도 늘고 있는 상태여서 신규허가를 내줄 경우 자칫 카드사 전체가 부실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신규 진출업체들이 재벌기업들이라는 점도 정부쪽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기업들이 평균 4백억-5백억원을 투자해 놓고 인.허가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에서 정부가 무작정 "기다리라"고만 할 수는 힘들다.

더구나 급팽창하는 카드시장을 기존 업체에만 보장한다는 것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일단 총선후 공청회 등을 거친 후 일괄 심사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기존 업체들은 이미 대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빠르면 5-6월께 결정이 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삼성 LG 국민 등은 신규업체가 진입했을때 예상되는 공격적 확장정책을 차단할 "바람막이" 개발에 부심하고 있다.

LG캐피탈의 경우 최근 연령대와 성별, 직업별로 특화된 카드서비스를 선보이는가 하면 인터넷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고객 확보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수진 기자 parksj@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