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유럽연합(EU)대표부가 주한EU상공회의소의 무역장벽보고서 발표와 관련,한국 정부에 공식 사과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민간 기업단체의 일로 대사관이 정부에 공식 사과하기는 극히 이례적이다.

프랑크 헤스케 주한EU대표부 대사와 주한 유럽기업인 20여명은 지난 2일 신라호텔에서 보고서 발표회를 갖고 한국정부의 조선산업에 대한 보조금지급 문제를 비롯해 각종 수입장벽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문제는 바로 이날이 유럽 3개국 국빈방문을 위해 김대중 대통령이 출국하던 날이었다는 점이다.

헤스케 대사는 당시 "한국 정부가 조선산업에 불공정한 지원을 하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거론하는등 강도높은 비난을 폈다.

정부는 이에 대해 공식 대응은 삼가면서도 비공식 루트를 통해 유감의 뜻을 전했다.

민간단체 행사에 대사까지 나와 그런 발언을 할 수 있느냐는 얘기도 전달됐다.

이 소식을 들은 헤스케 대사는 지난 13일 외교통상부로 정의용 통상교섭본부 조정관를 찾아와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EU상공회의소측도 "매년 비슷한 시기에 갖던 행사라서 별다른 뜻 없이 날짜를 잡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