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우채권 환매제한조치가 해제된 이후 시중자금이 은행권으로 몰리면서 은행들이 돈을 운용할 곳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15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 예금액은 지난 1월말 3백9조원에서 지난 10일 3백25조원으로 40여일만에 16조원 늘어났다.

반면 은행대출은 이 기간중 2백50조원에서 2백61조원으로 11조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대출을 초과하는 예금액이 5조원에 달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지난달 4조원이상 예금이 늘었다.

주택은행은 2조7천억원, 조흥은행 1조9천억원, 하나은행 1조5천억원, 한빛은행은 1조2천억원 늘었다.

이에비해 이들 은행의 대출 증가액은 예금액의 절반을 약간 웃돌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출수요가 줄어들어 예금액의 절반 이상을 콜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정부채권에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개인 및 기업대출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한빛은행은 최근 신용대출 한도를 1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늘렸다.

조흥은행도 최고 5천만원까지 신용대출을 하도록 각 지점에 독려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인터넷대출을 통해 개인대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대부분 은행들이 아파트담보가격의 90~100%(예전에는 70%수준)까지 빌려주고 다양한 부대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은행들은 또 지점장들이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금리를 인하적용할 수 있는 권한을 확대하고 있다.

조흥은행 자금팀 관계자는 "넘치는 자금을 운용할 만한 곳이 없다"며 "각 부서에서 자금을 요청하면 무조건 지급할 정도"라고 말했다.

기업대출의 경우 동일계열 여신한도축소로 돈을 빌려주기 어렵고 벤처투자를 늘리는 것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은행들은 대출확대 경쟁으로 조달금리가 하락하는 반면 예금금리는 그대로 유지돼 예대마진이 감소,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승윤 기자 hyuns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