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EM은 설립 초기부터 창의적 연구를 목적으로 삼았다.

때문에 많은 외부 기업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는데도 정부 출연 30%를 고집해 왔다.

기술판매로 인한 매출이 부진해서는 아니다.

이 30%를 오로지 중장기 연구과제에만 활용키 위해서다.

기업 자금이 들어오면 이익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제조위주의 운영체제로 돌입하게 된다.

애초의 설립목적인 창의성은 저만치 물러나 버리는 것이다.

CSEM이 특이한 조직구조를 가진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CSEM은 주식회사이지만 대부분 비영리단체들로 주주단이 구성돼 있다.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주지 않고 수익금 전부를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하기 위함이다.

주주들도 손해보지는 않는다.

이들은 CSEM을 통해 얻은 기술을 각자 조직에 적용해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을 관리하는 방법도 이채롭다.

CSEM은 설립 당시인 1984년부터 총인원을 4백명 안팎으로 유지해 오고 있다.

그동안 회사가 성장했는데도 4백명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체 경험으로 볼 때 연구, 개발, 제조를 각각 3분의 1씩으로 비율을 유지하면서 가장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규모가 4백명 이내라는 것이 우리의 결론입니다"

이 곳의 최고기술책임자(CTO) 펠릭스 루돌프 박사의 대답이다.

하지만 신기술이 개발및 상업화 단계까지 가면 회사 덩치가 불어나는건 어쩔 수 없는 일.

이 경우 CSEM은 3대 1 비율을 유지키 위해 창업이나 분사시키는 방법을 쓴다.

분사하게 되면 정부 출연이 없기 때문에 외부자금을 끌고 와 생산에 치중하기 수월해지는 장점도 있다.

CSEM은 지난 16년간 4개의 회사를 분사했다.

올해 10개 회사를 더 분사할 예정이다.

그럼 CSEM이 분사시킨 회사들은 만족을 할까.

대답은 예스(yes)다.

현재까지 갈라져 나온 4개 회사들은 모두 건재하다.

특히 지난해초 분사한 초소형전자부품생산업체 제믹스의 경우 승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금까지 분사로 이직한 인력 가운데 90% 이상이 계속 근무하고 있다.

연구인력력들은 "아이디어에 대한 활용도, 성취감이 보다 빨리 나타난다"며 상당히 만족해 하고 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