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매수세가 구경제의 굴뚝산업으로 회귀하는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증시에서 첨단기술주의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국내 주가의 흐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첨단기술주의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첨단기술주들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현재의 주가약세가 "첨단기술주의 고평가,굴뚝산업주의 저평가"로 인한 현상이 아니라 수급악화에 의해 초래된 현상인 만큼 굴뚝산업의 강세현상이 단기간내에 나타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코스닥시장의 첨단 기술주들은 나스닥의 영향권에서 쉽게 헤어나올 수 없는 만큼 세계증시의 흐름을 주시하되 당분간 보수적인 매매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세계적 추세가 국내에 반영된다=미국의 첨단기술주 하락현상이 일단 국내증시에도 반영되는 분위기다.

16일이 단적인 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3.69포인트(0.44%)올랐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5.64포인트 하락했다.

전날 미국증시에서 굴뚝산업이 자리잡고 있는 다우지수가 폭등한 반면 첨단기술주가 포진한 나스닥지수가 폭락한 현상을 그대로 재현한 셈이다.

코스닥에서도 특히 벤처지수의 하락폭이 컸다.

이날 하룻동안 25.50포인트나 빠졌다.

벤처지수는 지난 9일 787.46에서 5일 연속 뒷걸음질쳤다.

종목별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거래소시장의 대형블루칩은 이날 모처럼 동반 상승했다.

SK텔레콤 한국통신 한전 포항제철이 오랜만에 사이좋게 상승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의 대형주인 한통프리텔 로커스 등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현상적으로는 "첨단기술주에서 굴뚝산업주로의 회귀조짐"이 나타난 셈이다.

<>국내증시의 초점은 수급상황이다=전문가들은 첨단기술주의 경우 나스닥시장의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인터넷 정보통신 바이오주들이 최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게 단적인 증거라고 제시한다.

또 최근 거래소 코스닥시장 할 것없이 나타난 중소형주 강세현상도 첨단기술주가 주도력을 상실한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한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그러나 굴뚝주들이 몰려 있는 거래소시장에 시장매기가 순식간에 몰릴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는다.

대형블루칩이 상승하려면 무엇보다 기관의 매수여력이 회복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투신사에서는 여전히 하루 2천억원안팎의 수익증권이 환매되고 있는 형국이다.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이고 있지만 기관들이 가세하지 않는 이상 대형블루칩이 크게 움직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여기에 실망한 개인들은 종전대로 중소형주에 몰릴 수 밖에 없게될 전망이다.

구재상 미래에셋상무는 "첨단기술주의 버블논란을 떠나 기존 산업종목중 너무 싼 종목이 많은게 사실이지만 과연 누가 살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강성모 동원경제연구소 시황팀장도 "현재로선 다우지수의 하락폭이 너무 커 반발매수세가 생긴것 같다"며 "국내의 대형주가 반등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수급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자전략=현재와 같은 상황에선 지극히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해야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당장 나스닥의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는 코스닥시장의 첨단기술주에 대해선 매매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만일 폴크루그먼박사의 "미 나스닥시장은 피라미드식 사기와 다를 바 없다"는 언급대로 나스닥이 조정에 들어가면 코스닥도 약세를 띨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당분간 거래소 코스닥 모두 보수적 시각을 견지하되 역시 낙폭이 큰 중소형주 발굴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영춘 기자 hayou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