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에서 공연되는 "명성황후"의 초대권을 공짜로 달라는 고위공직자가 많아 공연기획사측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보도를 보니 정말 어이가 없다.

이는 한마디로 공연문화를 죽이는 해악행위다.

오랜기간 눈물나는 준비와 연습을 통해 마침내 대중앞에 서게 되는 것이 공연이다.

대중은 이러한 노력에 격려와 갈채를 보내기 위해 표를 사는 것이 아닌가.

사회적인 지위를 이용해 공짜로 표를 얻으려 하는 행위는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특권 의식" 때문이다.

이 특권층들은 사회 지도자적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도 오히려 자기돈은 쓰지 않으려 하고 또 정상적 방법이 아닌 특별대우나 편법을 요구하기 때문에 지탄을 받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사회적으로 출세하고 보자" "고위직에 있는 동안 최대한 지위를 활용, 이익을 취하자"는 사회현상을 낳게 된다.

또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맛보게 한다.

공연장에 자기는 돈내고 갔는데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허탈감을 느끼지 않을 사람은 없다.

공연은 공연자들과 관객이 직접 마주치는 것이므로 공연장의 일치된 감흥을 감동으로 물결치게 해야 한다.

그런데 돈 안내고 들어온 관객들은 감흥에서도 아무래도 뒤떨어질 수 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공짜표는 해악행위가 되는 것이다.

이런 데까지 손을 뻗치는 일부 특권층에 대해 개탄해 마지 않는다.

강신영 <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