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으로 시작한 한국생활 6년.

지금은 모든 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처음에는 사랑 하나만으로 견디기에는 버겁고 힘든 일들이 적지 않았다.

미인대회 출전도 다양한 사회활동의 하나로 인정해 주는 캐나다와는 달리 "미스 코리아 출신"이라는 것이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이"라는 특별한 선입견(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도 낯설었고, 그때마다 서툰 한국말로 나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답답함에 혼자 가슴앓이를 하기도 했다.

또 의예과를 다니며 의사의 꿈을 키우던 강주은이 어느새 배우 최민수의 아내로만 불려지는 상황에도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선입견이나 내 자신의 정체성,서툰 한국어보다 내가 극복해야 했던 가장 큰 과제는 바로 "음식문제"였다.

어렸을 때 TV의 요리코너를 보고 흉내를 냈을 정도로 음식 만들기에 관심이 많고 자신도 있었지만 한국요리는 쉽게 손에 익지 않았다.

남편이 "이거 정말 맛있다"고 말한 음식은 먹고 또 먹으면서 맛을 음미해 보고 그래도 답을 얻지 못했을 경우에는 식당 주방에도 달려가 재료와 순서를 가르쳐 달라고 통사정했다.

그렇게 새로운 관문에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달려든 덕분에 지금은 한국요리도 평균점 이상은 한다는 자신이 붙었다.

이 코너에서는 6년전의 나처럼 음식 만들기에 서툰 초보주부들 또는 아내와 함께 식탁을 준비하고 싶은 남편들이 쉽게 만들수 있는 요리를 소개하려 한다.

우리 재료로 만든 서양음식 등 내가 개발한 퓨전푸드들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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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는 "꽃방울 튀김"을 만들어 봤다.

완성된 모습이 아직 채 피지 않은 꽃봉우리 모양이라 이 이름을 붙였다.

재료가 간단한데다 만드는 과정도 쉽고 먹기도 간편하지만 무엇보다 모양이 매우 그럴싸해 손님 접대용으로 내놓으면 인기만점이다.

재료에 약간 변화를 줘 입맛 돋구는 애피타이저용으로 올릴 수도 있고 디저트로 낼 수도 있다.

먼저 애피타이저 꽃방울 튀김.

재료는 크림치즈 한숟가락과 잘게 채썬 파, 역시 가늘게 썰어 놓은 게맛살 각각 한 숟가락씩에 만두피 10장 정도.

만두피를 제외한 재료를 모두 섞어 걸죽하게 반죽한다.

티스푼의 2분의 1을 떠 만두피에 넣는다.

만두피 윗 부분을 꽃모양으로 비틀어 감싼 다음 달군 기름에 튀긴다.

만두피가 노릇노릇해질 정도로 색깔이 변하면 건져 잠시 채에 받쳐둔 뒤 접시에 낸다.

속을 너무 많이 넣으면 우리 입맛에는 느끼할 수 있으니 딱 티스푼 절반만 넣는게 좋다.

또 손가락으로 집어먹는 핑거푸드인 만큼 한 입에 쏙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만든다.

애피타이저에는 느끼한 맛을 줄이기 위해 멕시코 음식 먹을때 양념처럼 나오는 살사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좋다.

요즘에는 크림치즈와 살사소스 모두 수퍼에서 쉽게 살 수 있다.

디저트용 꽃방울 튀김은 재료만 약간 달리한다.

크림치즈 한 숟가락에 바나나 으깬 것 한숟가락을 넣는다.

딸기 등 다른 달콤한 과일로 활용해도 좋다.

새알모양의 초콜릿도 몇개 준비해 만두피로 쌀때 넣어준다.

나머지 순서는 애피타이저용과 같다.

아이스크림이나 과일과 같이 데코레이션해 접시에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