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투신권 매물공세에 심하게 시다리고 있다.

투신사들이 보유주식을 털어내고 있는 것은 주식형 펀드의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투신권은 3월들어 줄곧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6일(4천8백억원)과 9일(4천6백억원)에는 하루에 무려 5천억원 가까운 돈이 투신권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수익증권 환매란 무엇일까.

환매란 투자신탁회사에 맡긴 투자자의 돈을 되돌려 주는 것을 말한다.

투신사는 투자자의 돈을 끌어 모아 펀드를 설정한다.

투신사들은 이렇게 조성된 자금을 주식형이나 공.사채형 수익증권에 넣어 굴린다.

투자자들이 돈을 돌려달라고 하면 이를 다시(환) 사들여야(매)한다.

이게 환매다.

투자자들은 수익을 많이 냈을 때나 그 반대의 경우에도 환매를 신청하곤 한다.

다만 환매수수료를 내는 기간중에는 환매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주식형펀드의 경우 통상 가입한지 6개월이 지나면 환매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환매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때를 "만기"로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그러나 펀드에는 따로 만기가 없는 게 일반적이다.

가입자들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주식형 수익증권 환매가 급증하는 것은 투신사의 운용성적이 신통찮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이후 증권거래소시장이 박스권을 맴돌면서 수익이 나지 않자 투자자들도 많이 지쳐있는 상태다.

이런 여론이 환매 "악순환"을 부채질하고 있는 셈이다.

요즘 환매를 요청하는 투자자들은 지난해 6~7월 종합주가지수 1,000선을 넘나들던 시기에 주식형 펀드를 가입했던 사람들이 태반이다.

높은 수익률보장이란 "욕심"이 환매란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투신사들의 주식매도공세가 주초에 피크를 이룬 뒤 주후반께 주춤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월.화요일에 집중적으로 주식을 팔고 있다.

투신권이 주초반에 주식을 집중 매도하는 것은 주식형펀드의 환매신청이 금요일에 한꺼번에 몰리는 탓이다.

이는 주식형펀드의 당일 환매제도가 작년 11월이후 3일환매제로 바뀌면서 주식형펀드의 환매 기준가격을 산정하는 기준일도 환매신청 당일의 종가가 아니라 다음날 종가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고객입장에서 보면 평일(월~목) 환매를 신청할 경우 다음날 주가변동으로 실제 환매하는 금액을 예상할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금요일에 환매를 신청하면 토요일에 거래소시장이 휴장하는 관계로 금요일 종가를 기준으로 환매금액이 계산되는 차이가 있다.

금요일 환매신청이 들어올 경우 투신사들은 월요일에 해당금액만큼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증시 월요병은 이런 현상과도 관계가 있다.

< 남궁 덕 기자 nkduk@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