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감독업무 분리 이후 처음으로 금융감독원과 함께 은행 건전성 검사에 나선다.

한은 관계자는 20일 "통화신용정책 수행차원에서 은행의 재산상황과 건전성 등을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며 "오는 5월께 1~2개 은행을 골라 첫 검사에 나서는데 이어 올해중 6~7개 은행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이같은 방침은 지난 1997년말 한은법 개정이후 금감원이 독점해온 은행감독권에 경쟁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은행에 대한 감독권을 금감원에 넘기는 대신 공동검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으나 그동안 행사를 자제해 왔다.

한은은 이를 위해 총재 결재와 금융통화위원회 보고만으로 은행에 대한 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내부규정을 손질했다.

그러나 공동작업반 구성과 검사영역 등을 놓고 금감원과 막판 조율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한은과 검사정보를 공유하는데는 긍정적이지만 중복검사를 막기 위해 한은과 먼저 양해각서(MOU)를 맺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은의 또다른 관계자는 "공동검사 대상으로 지정받는 은행의 경우 시장에서 부실기관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어 우량은행과 부실은행을 모두 검사대상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