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뱅크가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김진호 골드뱅크 사장과 유신종 전골드뱅크 수석부사장이 경영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일 유신종 전 수석부사장은 증권업협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4일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경영을 맡겨줄 것으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 전부사장은 "이미 골드뱅크의 최대주주인 미국계 릴츠펀드로부터 경영권 인수에 대한 동의를 얻어냈다"고 덧붙였다.

골드뱅크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던 릴츠펀드는 지난 16일 골드뱅크 지분 14.6%를 보유하고 있는 말레이시아계 라시펀드를 전격 인수,모두 19.5%의 지분을 확보했다.

릴츠펀드에는 삼성그룹 이맹희씨의 장녀이자 김석기 중앙종금 사장의 전부인인 이미경씨가 참여하고 있다.

유 전부사장측은 릴츠펀드의 지분을 포함,24%정도의 우호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부사장은 "김진호 현 골드뱅크 사장의 경우 좋은 사업아이디어를 많이 가지고 있지만 이것을 집행하는데는 실패했다"며 "경영권을 인수해 골드뱅크를 아시아 제1의 인터넷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번 경영권 분쟁은 장내 지분 매입을 통한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주주들에게 누가 회사의 가치를 극대화시킬 수있는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유부사장은 설명했다.

김진호 골드뱅크 사장도 유 전수석부사장에 이어 같은 곳에서 기자회견을 자청,경영권 방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재벌펀드가 국내 토종 벤처기업의 경영권을 장악하려 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소액주주들이 우호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경영권 방어에는 자신있다"고 주장했다.

2.7%정도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김 사장은 소액주주연대 등으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현재 24% 이상의 우호지분을 확보했다.

골드뱅크는 이미경씨가 해외펀드를 규합해 자사를 적대적 M&A를
하려한다는 내용의 비난 광고를 내기도 했다.

골드뱅크 주식은 릴츠펀드외에 중앙종금(5.6%) 에이스테크놀로지(3.3%) 삼성증권(2.9%) 김 모변호사(2.9%) 등이 많이 가지고 있으며 소액주주 2만4천명이 나머지 6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결국 양측의 우호지분이 비슷한 만큼 경영권 향배는 주총에서 주요주주및 소액주주들이 누구편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유 전부사장은 지난해 5월 골드뱅크에 입사했으며 지난2월 2일 김진호사장에 의해 해임됐다.

골드뱅크는 이날 경영권 분쟁소식에 힘입어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9천9백6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황 분석가들은 "지분 매입을 통한 경영권 분쟁이 아니기 때문에 무작정 추격매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성근 기자 truth@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