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진국에서 돼지를 복제한 것처럼 나무도 대량 복제하는 시대가 열렸다.

이에 따라 목질이 우수하고 병충해에 강하면서도 한국적 토양에 잘 맞는 나무를 대량으로 "생산"해 보급할 수 있게 됐다.

산림청 임업연구원은 20일 침엽수종인 소나무와 낙엽송 리기테라소나무 등의 체세포 배를 이용해 복제 묘목을 대량으로 길러내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임업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내년부터 솔잎혹파리에 강한 내충성 소나무,형질이 월등히 뛰어난 낙엽송과 리기테라소나무 생산에 적용할 계획이다.

노의례 임업연구원장은 "시험관에서 인위적으로 체세포 배를 유도해 싹을 틔운 뒤 어린 나무를 길러내는 방식"이라며 "꺾꽂이나 접목 등 기존의 방식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생산효율이 높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방식은 땅에 나무를 심어 일일이 가지를 접붙이는 "노동집약형"이었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하면 배 발생조직 1g당 5백그루 이상의 어린 나무를 길러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원장은 특히 "국내 소나무에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있는 솔잎혹파리를 이겨낼 수 있는 소나무를 대량 증식시킬 수 있게 돼 자연환경 보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솔잎혹파리는 우리나라 산림의 가장 중요한 수종인 소나무를 고사시켜 산지를 황폐화하는 주범.피해 면적만도 20만5천ha에 달한다.

연구원은 침엽수에서 배 복제기술이 성공한 만큼 다른 수종에도 아무런 문제 없이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전자변형 방식의 첨단 생물공학 기법을 임업에 적용하는 길을 터놓아 산림수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결정적인 전기가 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식물체 전체로 이 기술을 확산시키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어 꽃이나 조경수 등 "식물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임업연구원은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앞으로 병충해에 강한 나무를 무한정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더군다나 단기간에 대량 보급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목재용으로 재질이 우수한 리기테라소나무와 낙엽송의 경우 대량 증식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 원장은 "산림산업도 앞으로는 유전자공학과 접합돼야 발전할 수 있다"며 "신토불이도 과학과 결합해야 발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강창동 기자 cdkang@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