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터넷업계의 대주주들이 앞다투어 주식처분에 나서고 있다.

이 바람에 나스닥주가가 떨어지고 일부 인터넷 관련기업들은 구조조정에 돌입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 인터넷 관련업체의 내부자들이 증권감독당국에 신고한 자사주 처분예정금액은 지난달 2백34억달러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월의 1백44억달러보다 2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월간기준으로 사상최고치다.

나스닥에 상장한지 얼마되지 않은 기업일수록 내부자의 주식처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작년 9월 나스닥에 상장된 인터넷소프트웨어업체인 바이트리아 테크놀로지의 경우 최근 며칠새 내부자들의 주식처분금액이 1억6천8백만달러에 달했다.

상장후 통상 6개월동안 금지되는 내부자의 주식처분제한이 풀리자마자 매물을 쏟아놓은 결과다.

이에따라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달말 주당 2백12달러까지 올랐으나 최근 주당 1백29달러로 반토막났다.

신규 상장업체 뿐아니라 기존의 첨단업체 내부자들의 주식처분도 잇따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빌 게이츠 회장은 지난 한달동안 1억5천3백만달러어치를 처분했다.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은 16억달러어치를 팔았다.

시장분석지인 스텔라 스톡 리포트의 편집장 리차드 쉬미트는 "첨단업체의 주가가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업내부자들의 주식처분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기업내부자들을 비롯한 투자자들의 주식매도공세는 최근 인터넷업계의 경쟁격화와 이에따른 실적악화로 첨단업체들의 사업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경쟁격화로 사업성이 악화되고 있는 세계 2위의 네트워크장비업체 쓰리콤은 대폭적인 인력감축과 사업부문 정리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기존 인력을 4분의 1 가량 줄이고 대형네트워크장비등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문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쓰리콤은 그동안 시스코시스템스에 밀려 최근 실적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첨단업체들의 실적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경우 매출 산정방식을 현실에 맞게 변경하자 실적이 당초 발표치보다 크게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몇년에 걸쳐 실제 매출이 일어나는데도 이를 앞당겨 매출로 잡아왔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이 회사 주가는 20일 하룻동안 61.7%나 폭락했다.

지난 10일 주당 3백13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이 회사 주가가 열흘새 급락세로 반전,주당 86달러로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업체들의 어두운 면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어 첨단주들의 조정은 상당기간 길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영태 기자 py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