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회장이 최우선으로 치는 경영철학은 "신용"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약속날짜 하루 전에 결제를 해준다는게 원칙이다.

선친이 창업한 회사에서 경영수업을 받으면서부터 스스로 맺은 약속이기도 하다.

최고 경영자에 오른 뒤 한번도 어긴 적이 없다.

이런 철칙을 고집스레 지키고 있는데는 사연이 있다.

대학 졸업 직후 총무과장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한 1959년.

그는 거의 매일 돌아오다시피하는 당좌수표와 빚 독촉에 시달려야 했다.

가장 어려웠던 때는 1965년께였다.

매출의 약 40%가 이자로 나갈 정도였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당시 "절대 빚지고는 사업하지 않겠다"고 마음 속으로 다짐했다.

1972년 정부가 "기업 사채동결"을 발표했을 때도 그는 마지막 사채까지 모두 갚았다.

지금도 한국도자기는 모든 거래를 현금으로 결제하기로 유명하다.

김 회장이 만들고 싶은 회사는 바위같이 큰 기업이 아니다.

"다이아몬드같이 작지만 단단하고,값지고,빛나는 기업"이 추구하는 모델이다.

대기업이 아니라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품질로 승부하는 회사가 그의 목표다.

그는 또 "함께하는 기업"을 강조한다.

한국도자기가 IMF때 단 한명의 직원도 정리해고하지 않은 것도 그의 경영철학 때문.

당연히 노조가 없다.

노사마찰이란 있을 수도 없다.

한국도자기의 경우 매년 직원 대표들이 임금 인상안을 회사측에 백지 위임하고 회사는 직원들의 기대수준보다 높은 임금인상으로 화답하고 있다.

이같은 협력적 신뢰의 철학은 경쟁사에도 적용된다.

국내 경쟁사인 행남자기와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고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게 김 회장의 생각.

실제 행남자기의 경영진들과도 돈독한 관계를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한국도자기의 건실한 성장비결은 "포부는 크게,목표는 작게"란 말 속에 숨어있다고 말했다.

"허황된 목표를 세워 나중에 좌절하기보다는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워 그걸 성취하는게 더 중요하다. 그 성취의 보람은 다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차병석 기자 chabs@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