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 및 뮤추얼펀드가 삼성전자의 비중을 줄이느라 비상이 걸렸다.

현행 규정상 펀드의 종목당 투자한도가 10%여서 초과분을 처분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른 투신사들이 최근 삼성전자를 매도하고 있는 것은 환매자금 마련을 위한 것 뿐 아니라 종목당 투자한도 초과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투신사들은 펀드 수익률이 종합주가지수를 따라가기 위해 싯가비중이 큰 대형주의 경우 싯가비중 만큼 펀드에 편입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날 현재 싯가비중이 15%로 편드의 종목당 투자한도(10%)를 훨씬 초과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펀드에서 삼성전자를 싯가비중인 15%정도는 편입해야 되는데 현행 규정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들어 다른 종목이 하락하는 반면 삼성전자가 초강세를 지속하면서 펀드의 삼성전자 편입비중이 자동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추가매수는 커녕 처분해야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삼성전자의 주가전망이 밝다는 점을 대부분의 시장참가자들이 인정하고 있지만 펀드의 경우 종목당 투자한도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처분해야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또 투신사 관계자는 "투신사들이 초과분을 처분하는 틈을 이용해 외국인들은 헐값에 삼성전자를 받아가고 있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투신사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투신업계는 종목당 투자한도가 현행대로 지속될 경우 삼성전자등 우량주식을 외국인들에게 고스란히 빼앗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날 현재 삼성전자뿐 아니라 한국통신 SK텔레콤 등도 싯가비중이 10%를 초과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