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오너 총수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신사업이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의 틈바구니에 있는 중견 그룹일수록 미래 전략사업을 발굴하기에 여념이 없다.

김상범 이수화학 회장은 간부 회의때마다 바이오 및 인터넷투자를 통해 기업체질을 바꿔가자고 강조한다.

기존 화학 사업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갖춘 만큼 새로운 성장원천을 남보다 앞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의 경영전략에 따라 이수화학은 앞으로 5년동안 총 1천5백억원을 바이오 및 인터넷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코스닥 업체로 기계부품을 생산하는 업체의 사장은 요즘 회사의 여유 자금을 유망벤처에 투자하기 위해 사람 만나기 바쁘다.

그는 15년동안 오직 회사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외길만 걸어온 중소업인이다.

그가 벤처 투자에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기계 부품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를 아무도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코스닥 업체인데도 시장에서 철저히 소외받기 일쑤였다.

자신의 고민을 주위에 털어놓으면 회사명을 바꾸고 과감하게 벤처 투자에 나서라고 조언한다.

중견 S그룹의 회장도 기획실에 기업 이미지를 혁신적으로 바꿀 사업을 찾을 것을 지시했다.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아 연말까지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기업 이미지를 쇄신해 주가를 띄우고 그런 후에 직접금융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보통신 인터넷 바이오 등의 신사업이 형성됨에 따라 굴뚝산업에 종사하는 경영인들은 상당히 혼란스럽다.

새로운 물결을 타지 않으면 완전히 시장에서 도태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입을 모은다.

중견 그룹 총수들이 바이오 산업이 라스트 프론티어라고 보고 바이오 전문가들을 모시기 위해 삼고초려하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다.

그러나 신산업의 사이클이 빠르다고 준비없이 서둘렀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통상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데 10년이상 걸린다고 한다.

투자비도 3~4천억원을 웃돈다.

연구개발에 그만큼 많은 돈이 들어간다.

그런데도 중견 그룹은 사활을 걸고 바이오 투자에 뛰어들겠다는 입장이다.

중견그룹의 도전정신은 높이 평가해야겠지만 사업리스크를 따지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급할수록 리스크를 꼼꼼히 따지는 것도 경영의 원칙이다.

이익원 산업부 기자 iklee@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