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전 MBC의 라디오 스튜디오.

시사평론가 유시민(41)씨는 스튜디오안에서 모 정당의 대변인과 마주않아 숨쉴틈없이 질문공세를 퍼붓는다.

시사논객답게 지역감정 대북정책 등을 붙들고 파고드는 품이 예사롭지 않다.

유씨가 지난 1월 중순부터 진행을 맡아오고 있는 "MBC초대석"(AM,오전11시10분)은 우리사회의 핫이슈들을 도마위에 올린다.

"낙천낙선운동""지역감정"등의 정치적 사안에서부터 "거짓말 논쟁"에 이르기까지 그 주제도 전방위적이다.

"연예오락 위주의 국내 방송환경에서는 시사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시간이 충분치 않아 좀더 깊이있는 토론이 어려운 게 한계지만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다양한 사람들부터 의견을 들어볼 생각입니다"

전임 MC박경재 변호사가 뛰어난 언변과 박학으로 인기를 끌었다면 유씨의 프로그램에는 사회에 대한 그의 목소리가 또렷이 묻어난다.

이런 그를 두고 주위사람들은 "고기가 물을 만났다"고들 말한다.

집필활동을 주로 해와 방송진행이 어색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고등학교때부터 라디오를 들으면서 공부했고 지금도 집에서 글을 쓸때는 항상 라디오를 켜놓을 정도로 친숙한 매체"라며 "요즘 들어서는 부쩍 방송에 재미가 붙기시작했다"고 말한다.

오히려 방송을 시작한 이후 가장 골치를 앓고있는 것은 사투리 억양.

유씨는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마쳤다.

80년대에는 아웃사이더로,90년대에는 시사평론가로 사회에 비판의 칼날을 겨눴던 자세가 방송진출과 같은 제도권 진입으로 무뎌지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아직까지 제도권으로 완전히 들어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항상 저의 생각과 주장을 배척한다면 언제든지 떠날 각오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딛고 있는 발밑이 출렁이면 언제든지 새롭게 땅을 다지기위해 떠나겠다"는 그에게서 자유주의자 유시민의 이미지가 불현듯 살아났다.

< 김형호 기자 chsan@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