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10쌍중 3쌍 이상이 부부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외환위기로 경제사정이 어려웠던 98년에 가정폭력이 크게 증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김재엽 교수는 24일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가정폭력 대응 토론회"에서 "설문조사 한 결과 한국 가정에서의 부부폭력 발생률이 31.4%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부부폭력 발생률은 홍콩(14.1%) 미국(16.1%) 일본(17%) 등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폭력유형별로는 남편의 구타가 27.5%로 아내의 구타(15.5%)에 비해 높았다.

상호폭력도 12%나 됐다.

남편이 폭력을 행사하는 주요 원인은 주로 음주와 스트레스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남편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경우 아내를 구타한 비율이 38.1%로 스트레스가 낮았던 집단(12.9%)에 비해 3배정도 폭력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성균관대 엄명용 교수는 지난 98년 사회복지기관에 접수된 가정의 신체적 폭력신고는 기관당 평균 2백41.1건으로 외환위기 전인 96년(2백30.4건)과 97년(2백24건)보다 많은 것이다.

경기가 호전됐던 99년에는 신체적 폭력이 기관당 2백25.8건으로 떨어져 경제악화가 가정내 폭력을 증가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98년 사회복지기관에 신체적 폭력과 함께 성폭력, 폭언 등을 호소한 피해자는 아내가 2백66.1건으로 가장 많았고 아동이 35.9건, 남편이 5.9건 이었다.

엄교수는 "아내의 직업적 지위가 남편보다 높을때 폭력을 당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 유영석 기자 yooys@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