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에 휘말렸던 우진전자의 경영권이 개인투자자에게로 넘어갔다.

특히 기존 대주주가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지 않고 경영권을 포기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소액주주가 시장에서 주식을 사모아 경영권을 인수한 것은 지난 98년초의 금양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우진전자의 최대주주는 지난 연말 박창국 우진전자 회장 부자(지분율 12.85%)에서 일반투자자인 안희천씨(17.20%)로 변경됐었다.

안희천씨가 장내에서 우진전자 주식을 꾸준히 매수한 결과다.

하지만 이후에도 경영권은 박 회장측이 행사해 왔다.

24일 우진전자 정기주총에 참가한 안희천씨는 "기존 대주주가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경영권을 넘겨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기존 대주주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해 달라는 제의를 받았으나 실적악화등 회사내용이 여의치 않은 이유로 거절했다"면서 "그러나 경영에 적극 참여해 회사를 발전시키로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안씨는 "지금의 공창식 대표이사 사장체제를 그대로 인정하는 등 가능한 기존의 경영틀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며 "현재 우호 지분을 포함한 총지분이 50%를 웃돌고 있어 기존 대주주로부터 거꾸로 경영권 재도전을 받을 위협은 없다"고 설명했다.

우진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날 주총안건에는 경영권 이양이 상정되지 않았으나 향후 임시주총을 개최,법적인 절차를 밝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대주주가 방어할 여력이 없어 경영권을 넘긴 것으로 안다"며 "임시주총을 통해 안희천씨를 법적인 이사로 등재하고 감사도 안씨측이 추천한 인사를 새로 선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액주주의 반란으로 상징됐던 금양의 경우 기존 대주주와 새로운 경영진간에 법적인 소송이 제기되는등 심한 경영권 다툼이 있었다.

우진전자는 PCB(인쇄회로기판)생산업체며 지난해 4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97년부터 3년 연속 적자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안희천씨는 현재 서울 삼성동에서 송안실업이라는 상호로 자영업을 하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