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두레" 줄여서 부르면 "만두"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대학 동아리.

시간만 나면 만화를 보고,그것으로는 모자라 만화를 그려서 보여주고 싶어하는 대학생 만화광들이 모인 중앙대 동아리다.

회원들은 "재미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신문에 나오는 만화처럼 인생이나 사회를 따끔하게 풍자하는 만화를 그려보고 싶다"며 "만화에도 철학이 있다"고 강조한다.

재미와 감동을 주면서 시사성을 놓치지 않는 수준높은 만화를 그려보자는 게 "만두"들의 꿈이다.

동아리 이름을 "두레"로 지은 것은 농번기가 되면 농민들이 두레를 만들어 함께 일하던 풍습을 계승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래서 만화두레 동아리방에는 농민들이 흥을 돋우기 위해 노래를 불렀던 것처럼 언제나 노래소리와 음악가락이 흥겹게 울려 퍼진다.

"만두"는 87년 준비모임을 가졌으며 88년에 정식 동아리로 인가를 받았다.

"만두"는 학생회의 대형걸개 그림을 제작하거나 정문 벽화를 그려 학생들로부터 "깨어있는 동아리""수준높은 동아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한 취미서클에 머물지 않고 봄 가을에는 정기 일러스트레이션 전시회와 애니메이션 시사회를 열어 평소 갈고닦은 기량을 자랑하기도 한다.

현재 회원은 60명 정도.

만화동아리치고는 적지않은 규모다.

회장은 기계공학부 2학년 조재혁군이 맡고 있다.

선배 가운데 98년에 졸업한 고동우씨는 학교에 다닐 때 어린이 인기 만화영화 "벡터맨"의 컴퓨터그래픽을 맡기도 했다.

94학번인 이석영씨는 컴퓨터게임회사의 캐릭터 디자이너로 맹활약중이다.

99학번 우진영군은 한 주간지에 단편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조 회장은 "시대의 추세에 맞게 컴퓨터그래픽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선호하는 회원들이 부쩍 많아져 종이만화를 그리는 회원은 이제 드물게 됐다"고 설명한다.

"만두"는 동아리의 홈페이지(cau.ac.kr/~mdnet)를 만들어 회원들이 만든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사이트에는 만화주인공에서부터 광고에서나 볼수 있는 3차원적인 작품까지 다양한 "걸작"들이 회원들의 비평까지 곁들여 소개돼 있다.

만화두레는 대학생 아마추어 동아리에서 발견할 수 있는 순수한 열정과 전문가적 면모를 함께 풍기는 동아리다.

유영석 기자 yooy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