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화는 한화그룹의 인터넷사업 전진기지다.

이청남 상무는 별동대장이다.

그에게는 한화를 인터넷기업으로 변신시키라는 특명이 부여돼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94년 그를 스카우트해서 그룹 정보통신사업을 맡기면서 인사에서부터 조직 예산에 이르기까지 전권을 부여했다.

"돈은 얼마든지 줄테니 한화그룹의 정보시스템을 1등으로 만들라"는 특명도 내려졌다.

오는 2002년까지 인터넷사업 매출을 (주)한화 전체 판매의 30%로 끌어올리는게 당면목표다.

지난해 12월 한화는 인터넷사업 선포식을 갖고 인터넷사업에 3천억원 이상을 투자, 핵심수종사업의 한 축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이버한화"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지난 2년간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e비즈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미다.

여행 레저 사이트인 투어몰(www.tourmall.com), 동호인 전문직업인들의 커뮤니티포털사이트인 모이자(www.moija.net) 등 기존 사이트에 더해 최고급품을 판매하는 갤러리아명품관 인터넷쇼핑몰, 인터넷방송 등의 분야에도 진출하기로 했다.

5월중 음악 오락 등 종합엔터테인먼트 인터넷방송국을 개국하기 위해 국내와 해외의 방송국들과 교섭중이다.

한화가 이렇게 과감한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이청남 상무의 아이디어와 추진력에 김 회장의 신임이 아우러졌기에 가능하다.

김 회장은 LG를 비롯해 독일의 지멘스 등에서 전자.통신.정보부문 전문가로 일해온 이 상무의 실력을 믿었다.

그는 김 회장의 기대이상으로 성취하고 있다.

어느 그룹보다 먼저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깔았다.

ERP는 정보화와 전자상거래의 핵심요소.

특히 인터넷 시대가 임박한 것을 내다보고 웹(web)을 기반으로 한 오라클사의 시스템을 선택했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닥쳐 경제가 파탄지경에까지 몰린 97년말엔 별정통신사업에 진출했다.

자금시장이 완전히 붕괴돼 모든 그룹이 숨죽이고 있을 때였다.

중국 미국 대만에 구축한 전용선이 인터넷 등 각종 정보통신사업의 교두보가 되고 있다.

이 상무는 PC에서 팩스로 전송할수 있는 다이얼팩스(dialfax) 사이트와 투어몰사이트를 중국 대만 태국 등에 수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운용하는 사이트들을 하나씩 수출해 아시아시장을 장악한다는 야심이다.

그는 "미국의 인터넷사업이 앞서가지만 동양권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일본보다 인터넷사업이 앞서있는 한국이 동양권에 적합한 모델을 개발해서 수출하기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 그룹계열사들에 B2B(기업간전자상거래)와 쇼핑몰 등 B2C(기업소비자간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구축, 인터넷사업에 적응시키는게 최우선과제라고 강조했다.

인터넷 신규사업진출보다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기존 분야들에서 강점을 살리는게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