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맥고너글 신임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회장(55)은 부드러운 인상속에 날카로운 통상압력의 논리를 가진 인물.

지난 1월부터 1천1백여개 주한 미국 기업들의 목소리를 대표하게 된 그는 지난 23일 "2000년 한국무역투자연례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진면목을 보여줬다.

조용한 목소리로 그 어느때보다 강력하게 한국 정부에 시장 개방을 요구한 것.

그는 "한국이 시장개방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아직 충분치 않으며 궁극적으로 이같은 한국의 소극적 자세는 양국간 경제관계 발전에 이롭지 못하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특히 "지난 98년 한-미 양국 정부간 자동차부문 양해각서 체결시 한국 정부가 수입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시키겠다고 약속했으나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김대중 대통령이 오는 5월 개최될 수입자동차 모터쇼개막식에 참석하는 등 한국 정부가 수입차 구입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해소에 적극 노력해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98년 8월 뱅크원 서울지점장으로 취임,서울에 입성한 맥고너글 회장은 민.관계 금융분야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1945년생인 그는 조지타운대학와 펜실베니아 대학원에서 국제관계를,미시간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이후 지난 69년부터 15년간 미 국무부에서 통화정책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서 파견근무를 하기도 했다.

그러다 84년 뱅크원(옛 퍼스트 내셔널 뱅크 오브 시카고)으로 옮겨 위기관리부(Risk Management Department)책임자를 거쳤으며 국가기구 분석담당 총지배인과 싱가포르 지점장 겸 동남아시아 지역본부장을 거쳤다.

그는 자신을 부채관리 전문가라고 소개한다.

이같은 경력이 자신과 한국을 연결시키는 이유가 됐다는 것.맥고너글 회장은 "한국의 경제환경이 자체적으로 개선되도록 활동하겠으며 특히 많은 분야에 국제표준이 도입돼 효율성이 증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에 대한 투자의 길이 열리는대로 대규모 방북단을 이끌고 북한으로 가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