閑花滿巖谷,
한화만암곡

瀑水映杉松,
폭수영삼송

啼鳥忽臨澗,
제조홀임간

歸雲時抱峰.
귀운시포봉

한가로운 꽃 바위골에 가득 피었고/
폭포 쏟아지는 물에 소나무 그림자 드리웠네/
재잘대던 새 문득 개울가에 내려앉고/
떠가는 구름 이따금 봉우리를 안고 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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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왕유가 엮은 위시랑산거이다.

봄날 산골마을의 한적하고 평화로운 정취가 한 폭의 그림처럼 묘사돼 있다.

고도로 발달된 과학문명 시대에 살면서 현대인은 숫자나 기능으로 분해돼버린 파편같은 존재로 초조와 긴장속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이어가고 있는 꼴이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쉬게 하고 인간존엄도 되찾기 위해 가끔 시라도 한 수씩 읽자.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