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시대] (20) 제1부 : 1997년 가을 <2> '예술과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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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홍상화
"수고했어요.
윤 선생"
진미숙의 목소리가 들린다.
한 손엔 대본,한 손엔 원작을 들고 무대 위로 올라가는 진미숙의 모습이 보인다.
"혜정아,이리 와봐"
진미숙이 말하자 이혜정이 무대 옆에서 나와 진미숙이 있는 곳으로 간다.
"박정희의 독백 마지막 부분 말이야.원작대로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원작을 한번 읽어보세요"
진미숙이 박정희 역을 맡은 윤상원에게 말했다.
"또 새로운 힘세고 잔인한 자를 끌어들여 그자 몸속 정자를 음부 깊숙이 가두어두고 썩힐 것이다.
그런 다음 그녀의 악취를 풍기는 음부에 혀를 대는 자들에게 골고루 나눠줄 것이다.
조금도 걱정 말아라.권력은 더러운 작부.."
읽기를 끝마친 윤상원이 원작을 진미숙에게 주면서 두 여자에게 시선을 보낸다.
"성수씨가 마지막 문장을 쓴 의도를 설명해주면 좋을 텐데.."
"아프리카 오지를 돌아다니며 발신인 주소도 없이 가끔 편지만 보내는 사람의 의견을 들을 수는 없어"
이혜정의 제안에 진미숙이 반응을 보였다.
"나도 한마디 해도 될까?"
진성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 쪽으로 가면서 말했다.
무대 위의 세 사람이 그에게 시선을 주었다.
진성구가 무대 앞에 서서 말을 이었다.
"성수의 의도를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친구로서 성수의 의도를 짐작할 수는 있을 것 같아.성수는 세상 누구보다 정치인들을 혐오한 것 같아.죽어가는 박정희의 입을 통해 자신의 혐오감을 가장 강한 톤으로 표현하고 싶었을 거야.악취나는 작부의 음부에 혀를 갖다대는 자들이 정치인이야.정치인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에 원작의 내용을 삭제한 것 같은데..예술인이 그런 표현의 자유도 누리지 못한다면 무엇 때문에 예술을 해? "
"요사이 시중에 어떤 농담이 유행하는 줄 아세요?"
윤상원이 끼여들었다.
"남자의 정충과 정치인이 유사한 점이 많다는 거예요 정자만 같은 것이 아니고 두 가지 다 인간이 될 확률이 천만분의 일도 안 된다는 거예요"
윤상원의 말에 세 사람은 소리 높여 웃었다.
순간 진성구의 웃음이 뚝 그쳤다.
그는 막 객석 통로를 걸어오는 젊은 여성에 시선을 주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그의 시선을 따랐다.
"김명희라는 모델 아니야? 저 여자가 여기에 무슨 일로 나타났어?"
진성구가 의아해하며 진미숙에게 물었다.
"박정희가 시해당하던 날 옆에서 시중 들던 여대생 역을 하고 있어요."
진미숙이 더듬거리며 말했다.
진성구의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
"모델이 어떻게 연기를 할 수 있어?"
진성구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아주 단역이에요.
간단한 동작만 하면 되고 또 육감적인 육체를 가진 젊은 여성이 필요해서요."
옆에 있던 이혜정이 거들었다.
"수고했어요.
윤 선생"
진미숙의 목소리가 들린다.
한 손엔 대본,한 손엔 원작을 들고 무대 위로 올라가는 진미숙의 모습이 보인다.
"혜정아,이리 와봐"
진미숙이 말하자 이혜정이 무대 옆에서 나와 진미숙이 있는 곳으로 간다.
"박정희의 독백 마지막 부분 말이야.원작대로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원작을 한번 읽어보세요"
진미숙이 박정희 역을 맡은 윤상원에게 말했다.
"또 새로운 힘세고 잔인한 자를 끌어들여 그자 몸속 정자를 음부 깊숙이 가두어두고 썩힐 것이다.
그런 다음 그녀의 악취를 풍기는 음부에 혀를 대는 자들에게 골고루 나눠줄 것이다.
조금도 걱정 말아라.권력은 더러운 작부.."
읽기를 끝마친 윤상원이 원작을 진미숙에게 주면서 두 여자에게 시선을 보낸다.
"성수씨가 마지막 문장을 쓴 의도를 설명해주면 좋을 텐데.."
"아프리카 오지를 돌아다니며 발신인 주소도 없이 가끔 편지만 보내는 사람의 의견을 들을 수는 없어"
이혜정의 제안에 진미숙이 반응을 보였다.
"나도 한마디 해도 될까?"
진성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 쪽으로 가면서 말했다.
무대 위의 세 사람이 그에게 시선을 주었다.
진성구가 무대 앞에 서서 말을 이었다.
"성수의 의도를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친구로서 성수의 의도를 짐작할 수는 있을 것 같아.성수는 세상 누구보다 정치인들을 혐오한 것 같아.죽어가는 박정희의 입을 통해 자신의 혐오감을 가장 강한 톤으로 표현하고 싶었을 거야.악취나는 작부의 음부에 혀를 갖다대는 자들이 정치인이야.정치인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에 원작의 내용을 삭제한 것 같은데..예술인이 그런 표현의 자유도 누리지 못한다면 무엇 때문에 예술을 해? "
"요사이 시중에 어떤 농담이 유행하는 줄 아세요?"
윤상원이 끼여들었다.
"남자의 정충과 정치인이 유사한 점이 많다는 거예요 정자만 같은 것이 아니고 두 가지 다 인간이 될 확률이 천만분의 일도 안 된다는 거예요"
윤상원의 말에 세 사람은 소리 높여 웃었다.
순간 진성구의 웃음이 뚝 그쳤다.
그는 막 객석 통로를 걸어오는 젊은 여성에 시선을 주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그의 시선을 따랐다.
"김명희라는 모델 아니야? 저 여자가 여기에 무슨 일로 나타났어?"
진성구가 의아해하며 진미숙에게 물었다.
"박정희가 시해당하던 날 옆에서 시중 들던 여대생 역을 하고 있어요."
진미숙이 더듬거리며 말했다.
진성구의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
"모델이 어떻게 연기를 할 수 있어?"
진성구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아주 단역이에요.
간단한 동작만 하면 되고 또 육감적인 육체를 가진 젊은 여성이 필요해서요."
옆에 있던 이혜정이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