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은행들의 문제는 몸집만으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없다는 점이다.

자산규모로는 미즈호그룹이 세계1위(1백35조엔),산와연합이 3위(1백3조엔),스미토모 사쿠라연합이 4위(99조엔),도쿄미쓰비시은행이 8위(68조엔)다.

세계적인 규모에 걸맞는 수익력과 금융기술도 필요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한마디로 덩치만 커졌지 실력은 나아질게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강력한 금융기관으로 거듭 태어나기위해 재편한다.
그러나 일본은 코스트컷을 통해 살아남기 위해 합친다"는 것이다.

4대그룹들이 풀어야할 과제는 수두록하다.

우선 거대한 불량채권을 처리해야 한다.

수익력의 열세도 만회해야 한다.

일본의 17개은행의 주주자본이익율(ROE)은 3.5%.외국의 상위 10개은행의 12.5%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

이러한 수익력차이를 좁히기위해서는 컴퓨터를 활용한 디리버티브(파생상품)를 개발해야한다.

사업회사의 합병매수 중개업무등 금융기법의 개발도 시급하다.

특히 개인고객을 상대로 하는 창구업무의 코스트삭감도 발등의 불이다.

지점이나 출장소를 무인점포로 바꾸고 인터넷을 사용한 네트뱅킹체제도 구축해야 한다.

기업의 니즈변화에 대응,수익을 높이는 것도 숙제의 하나다.

도시은행의 97년도 비금리수지비율은 17.6%.그나마 자동이체등 개인으로 부터의 수수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4대그룹이 법인고객기반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투자은행이나 증권업무쪽을 강화해야한다.

미즈호그룹은 업무를 완전히 재구축하는 2002년봄에 투자은행업무를 담당하는 미즈호증권을 지주회사산하에 둘 예정이다.

도쿄미쓰비시그룹 또한 증권자회사의 자본확대등 대책마련에 나서고있다.

스미토모 사쿠라연합은 계열로 흡수한 다이와증권을 교두보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산와 도카이 아사히연합은 도요신탁은행과의 제휴를 모색중이다.

계열을 초월한 고객쟁탈전의 대상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 중소기업으로 까지 확산되고 있다.

산와연합의 등장으로 타그룹들도 친밀한 관계에 있는 지방은행과의 연대를 강화,금융서비스기반 확대에 나설 움직임이다.

격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증권 신탁을포함 종합금융력을 발휘하는 체제를 하루빨리 구축해야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4대그룹이 나가야할 방향이 확실히 정해졌다. 경쟁력있는 시장에서 어떻게 우위성을 조기에 구축하느냐가 최대의 과제다".

자딘 플레밍증권의 오쓰카세이지 시니어애널리스트의지적이다.

그러나 상황은 만만치않다.

파산으로 일시국유화된 일본장기신용은행을 인수한 외자계 투자조합인 뉴 LTCB파트너즈등 해외은행들과 경쟁해야 한다.

"국내은행들이 해외시장에서는 물론 안마당에서 조차 위기에 몰리고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뿐만 아니다.

국내시장에서도 혁신적인 경영수법을 무기로 잇따라 금융분야에 뛰어들고 있는 타업종 기업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이토요카도가 최대 편의점인계열사 "세븐일레븐"에 ATM을 설치,결제전문은행설립에 나서고 있다.

소니도 은행을 만든다.

점포가 필요없는 인터넷은행을 설립할 예정이다.

개인고객의 예금유치를 주요목표로 내걸었다.

이미 생명보험에 진출,1조엔이상의 자산을 확보해놓고 있다.

지난해에는손해보험에도 뛰어들었다.

인터넷주식매매를 하는 마넥스증권도 쾌조를 보이고있다.

인터넷을 통한 종합금융업을 목표로 하고있다.

손정의사장의 소프트뱅크도 일본채권신용은행을 매수,금융업에 뛰어들었다.

금융자회사인 소프트뱅크파이낸스를 축으로 증권 보험 리스 소비자금융등 종합금융업을 개시했다.

인터넷으로 종합금융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도요타자동차도 금융업참여를 추진중이다.

국내 4천8백개 딜러망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도요타파이낸스는 올들어 이미 주택론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풍부한 자금과 높은 신용력을 바탕으로 금융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메인뱅크등 기존거래관행의 붕괴현상도 불안요소의 하나다.

거래기업수는 미즈호피낸셜그룹이 7백여개사,스미토모 사쿠라은행이 4백50여개사,산와연합이 3백50여개사,도쿄미쓰비시은행이 2백여개사.미즈호그룹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나 최근들어 거래기업이 은행을 선별하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의 거래실적이 아니라 재무개선의 제안력과 금융기술의 유무로 바뀌고 있다.

"신일본제철 쇼크"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봄 고교은행 후지은행의 신일본제철 담당자는 곤욕을
치렀다.

신일철이 전국17개소의 제철소 지점 사업부의 결제구좌를 완전히 도쿄미쓰비시은행으로 옮겨버렸기 때문이다.

신일철은 각거점의 자금결제를 일원관리하는 자금집중관리시스템을 갖춘 도쿄미쓰비시은행을 선택했다.

자금조달을 도쿄미쓰비시의 한개구좌로 집약,코스트를 삭감하기 위한것이다.

지난1월의 소니계 마넥스증권과 후지은행간 제휴도또다른 사례의 하나.

소니측은 "주식의 매매집행과 자금결제가 동시에 이뤄질수 있는 시스템의 정비"를제휴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를 충족시킬수 있는 곳은 후지은행뿐이었다.

일본의 금융빅뱅이 종착역을 향해 달리고 있다.

메가뱅크화는 살아남기 위한 조건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승자의 조건은 아니다.

빅4간 승부는 바로 지금부터다.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