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내흔(64)현대통신산업 회장은 골프애호가로 잘 알려진 기업인이다.

그가 골프를 즐기는 이유는 업무능률향상과 건강유지를 위해서다.

주말에 필드에 나가 골프채를 휘두르면 한주일동안 쌓인 피로가 말끔히 씻긴다.

또한 운동량도 적당해 직장생활을 하는데도 활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골프를 통해 이회장이 얻는 가장 큰 수확은 무엇보다 인생의 진리를 깨닫는 것.

그는 "골프를 즐길수록 일의 결과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 들이고 냉철하게 수습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는다"고 강조한다.

티를 꽂는 순간부터 홀아웃할때까지 골프의 모든것은 골퍼 스스로 결정한다.

평소 부단히 실력을 쌓으면 좋은 결과가 나오고 실력이상의 스코어를 바라면 플레이가 무너지는게 우리 인생살이와 같다.

한마디로 자업자득,인과응보의 원리와 같다는 얘기다.

이러한 이치를 깨달은 탓인지 이회장은 철저히 "즐기는" 골프를 한다.

동반자에게도 조금의 부담도 주지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는 골프의 매력으로 절제(control),집중(concentration),자신감(confidence)등 3C를 꼽고 있다.

과욕을 부리지 않고 자신의 스윙에 맞춰 실력껏 치겠다는 절제,비와 바람 동반자등 외부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집중력,할수 있다는 자신감,이런 덕목들은 기업을 경영할 때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회장이 골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78년말 현대건설 상무시절.

외자담당이어서 사교골프가 필요했기때문이다.

처음 골프채를 잡았을때는 골프에 완전히 빠졌으나 업무가 워낙 바빠 1주일에 2~3회 정도 연습장에 들렀다.

그가 1백타벽을 깬 것은 배운지 6개월만이다.

구력 22년에 핸디캡이 13이니까 남보다 약간 앞선 골퍼의 길을 걸었다고 할수 있다.

그는 싱글핸디캐퍼가 될 생각은 없다.

동반자에게 피해를 안 줄 핸디캡 18정도면 충분하다고 여기기때문이다.

그의 주무기는 퍼팅.

3퍼트이상을 한 기억은 거의 없고 롱퍼트도 자주 성공시키는 편이다.

"퍼팅감각은 손에 있는게 아니라 머리에 있는 것 같다"고 비결을 공개한다.

퍼팅라인을 읽은 뒤 머릿속에 이미지를 그린 다음 퍼팅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1m안팎의 쇼트퍼팅을 할때는 절대 "아이 업"(eye up)을 하지 말라는 충고도 곁들인다.

퍼팅순간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올리면 아무리 짧은 퍼팅이라도 종종 놓치기 쉽다는 것.

그는 "벤 호건이 대회전 호텔방에서 1백번의 퍼팅이 침대다리를 모두 맞혀야만 잠들었다"는 말을 상기하면서 무수한 퍼팅연습을 통해 핸디캡을 유지하고 있다.

그에게 지금까지 라운딩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한성CC 서코스 2,3,4번홀에서 기록한 3연속 버디.

홀인원의 행운은 아직 찾아오지 않고 있다.

이회장은 "골프에 왕도는 없다"며 "남보다 한번이라도 더 연습장에 나가 실력을 갈고 닦는게 골프를 잘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 유재혁 기자 yoojh@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