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구 공천에서 배제된 주요 당직자들이 잇따라 당무를 거부하는등 한나라당의 전국구 공천 후유증이 심화되고 있다.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은 당초 당선안정권인 전국구 17번에 배정됐다가 막판에 후순위로 밀린데 반발, 이날부터 거리유세 지원을 중단했다.

김 의원은 "지난 27일 오후 3시까지만도 이회창 총재가 당선안정권에 나를 배치했는데 막판에 밀렸다"며 "밖으로 지원유세 다니며 열심히 뛴 인물은 뒤로 밀고 총재 곁에만 붙어 있는 사람을 안정권에 배치할 수 있느냐"며 반발했다.

DR(김덕룡 부총재) 계보인 정진섭 부대변인도 "이 총재가 지역구 공천 대신 전국구 16번을 제의했었는데 또다시 신의를 저버렸다"고 비판하며 부대변인직을 사퇴했다.

DR계는 총선을 앞두고 있어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자제키로 했으나 총선이후 이 총재의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정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전날 당무를 거부했던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이날 당무에 복귀했으나 당 지도부에 대한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홍 위원장이 추천했던 김희완 선대위 비서실장은 "윤여준 전 여의도연구소장이 홍 위원장의 영입창구였던 나와 접촉할 때 전국구 15번을 주겠다는 이 총재의 약속을 전달했으나 며칠전부터 "그런 약속 없었다"고 발뺌했다"며 탈당 등 향후 진로를 고심했다.

이밖에 전국구 공천에서 탈락한 장광근 선대위 대변인, 정태윤 쟁점관리단장, 안재홍 기획단장 등도 출근을 거부하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호남 출신 인사가 비례대표 당선안정권에 없다며 공천반납 의사를 내비치던 광주지역 출마자 6명은 이날 긴급모임을 갖고 선거자금등 당 차원의 지원을 촉구했다.

이들은 당초 공천반납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으나 이 총재가 광주지부장인 이환의 전 의원을 만나 전국구 25번을 배정키로 봉합에 나섬에 따라 이를 연기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