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홈쇼핑을 통해 저질 장뇌삼을 산양산삼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 인삼판매업자와 TV에 출연해 허위감정을 연출한 대학교수 한의사 등 산삼 사기단 11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은 29일 TV 홈쇼핑에 출연해 저질 장뇌삼을 산양산삼이라고 허위로 감정한 뒤 품질인증서까지 발급한 경희대 한의학과 교수 박찬국(49.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씨와 봉은한의원 원장 박길래(49.서울 강남구 삼성동)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또 인삼판매상 정용석(49.서울 영등포구 신길5동) 문상정(38.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하고 LG홈쇼핑 구매담당 전모(34)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교수는 초등학교 동창인 인삼판매상 정씨의 부탁으로 LG홈쇼핑에 출연,전북 진안에서 인삼씨앗을 뿌려 6~7년간 재배한 장뇌삼을 경기 가평 명지산에서 자생시킨 산양산삼이라고 허위로 감정하고 장뇌삼 5천2백98뿌리에 대해 품질인증서까지 발행해준 뒤 3천5백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한의사 박씨도 인삼판매상인 문씨와 짜고 39쇼핑에 10여차례 출연,허위감정과 가짜 품질보증서를 발급해주고 2천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인삼판매상과 홈쇼핑 담당자들은 이들 한의학 전문가들의 허위감정을 이용해 2개의 TV홈쇼핑을 통해 지난 98년부터 최근까지 가짜 산양산삼 6천1백50여 뿌리를 세트당 21~1백49만원씩 모두 1천5백52명에게 판매,14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장뇌삼은 인삼씨앗을 산속에 뿌린 뒤 10년이상 재배해야 효능이 있는데 이들이 판매해온 저질 장뇌삼은 야산에서 5~6년간 재배한 인삼으로 상품가치가 전혀 없어 재배자가 판매자들에게 무상으로 공급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장뇌삼에는 "퀸토젠"이라는 농약이 잔류 허용치보다 3배나 많이 검출돼 임업연구원에서 인체 유해성 여부를 정밀 분석중이다.

경찰은 시중 유명 백화점 등에서 고가로 판매되고 있는 자연산삼이나 산양산삼도 저질 장뇌삼이거나 중국에서 불법 반입된 장뇌삼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