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이 길고 긴 조정국면에 들어가 있다.

여러가지 원인이 거론되지만 그중에서도 투신권의 매도공세가 주가상승을 가로막는 중요한 걸림돌로 손꼽힌다.

투신권은 지난 15일 이후 단하루만 빼고 날마다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무지막지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투신권이 주식을 팔아치운데는 결산일(3월31일)이라는 부담이 작용했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미매각수익증권을 팔고 다음 회계연도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주식을 팔아치웠다는 것.

그렇다면 결산일이 지나 4월로 들어서면 투신권이 주식을 다시 살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정말 투신권은 다음달부터 주식을 매수할까.

한다면 어떤 종목을 얼마나 살까.

증권가의 관심은 투신권의 매매동향에 쏠리고 있다.


<>얼마나 팔았나=투신권은 지난 2월 5천9백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3월들어서도 14일까지는 2천1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이후 갑자기 매도로 돌아섰다.

15일부터 28일까지 영업일수로 열흘간 2천8백41억원어치나 팔았다.

지난 24일 97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집어던졌다.

특히 지수가 심하게 빠지면 물타기 매입에 나서 분위기를 돌려놓은 뒤 곧바로 대량 매물을 내놓는 일종의 페인트 모션까지 썼다.

지수가 13포인트 올랐던 지난 22일 무려 1천1백18억원어치나 팔아버린 게 이를 반증한다.

덕분에 주가는 계속 미끄럼을 탔다.

지난 15일 코스닥지수는 271.14. 28일 현재 지수는 230선에 머물러 있다.

코스닥지수의 하락에는 투신권의 매도공세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결론이다.

외국인들이 15일 이후 1천59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과 비교할 때 투신권은 주가하락의 주범이라는 비난을 면하기가 어렵다.


<>왜 팔까=대부분 전문가들은 3월 결산을 주요원인으로 꼽는다.

투신사들이 결산에 앞서 미매각증권을 처분하고 있다는 것.

미매각 증권은 환매가 들어온 것을 일단 자신들이 떠안은 물량이다.

따라서 이것을 털어야 새로운 결산기를 시작할 수 있다.

따라서 결산기가 보름앞으로 다가오자 물량을 집중적으로 털어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물론 시장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도 요인중 하나다.

때문에 차익이 나는 물량은 일단 처분하고 조정이 끝나면 다시 사들이자는 전략이라고 한 펀드매니저는 말했다.

그는 "주식을 매수하기에는 가격이나 시장전망이 모두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종목에 관계없이 대량으로 팔아치운다는 측면에서 시장에 대한 비관론보다는 결산을 앞둔 물량청소의 성격이 더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언제,얼마나 다시 살까=의견이 엇갈린다.

결산일이 다가온 만큼 일단 물량청소는 거의 끝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하다.

따라서 당장 이달말부터는 주식을 추가매수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산다면 최소 1조원어치 이상은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추정이다.

하이일드와 CBO펀드를 제외한 순수 주식형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에 들어와 있는 자금은 약 50조원으로 추정된다.

투신사별로 다르지만 평균 10%가량은 코스닥시장에 자금이 들어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 투신사들은 최근 코스닥편입비중을 높이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2%만 비중을 높여도 수천억원의 돈이 들어오게 된다.

여기에 이달들어 매각한 물량 약 3천억원어치를 다시 사들인다면 아무리 보수적으로 봐도 1조원정도의 수요가 새로 생긴다는 결론이다.

이 경우 한통프리텔 한솔엠닷컴 드림라인 하나로통신 등 싯가총액비중이 큰 대형 우량주가 매수타깃이 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비관적인 견해도 많다.

결산기가 끝나도 당장 사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우선 환매에 대한 부담이 크다.

주식시장에 아직 완전한 상승추세가 형성되지 않았다.

환매가 줄어들려면 적어도 전고점을 뚫고 시장이 안정되야 한다.

하지만 종합주가지수는 900선에 올라서느냐 마느냐로 고생하고 있다.

또 코스닥시장으로만 보면 총선이라는 변수가 있다.

증권가에서는 "총선후 정부가 코스닥시장에 대한 정화작업을 할 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결국 시장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일단 총선때 까지는 쉬어가는 분위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주현 기자 fores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