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는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향후 경제 전망과 관련, "금융 개혁의 속도가 국가 신용등급의 상향 조정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무디스는 스티브 헤스 부사장 겸 선임 연구위원이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동아시아 국가들은 97-98년의 외환위기가 한풀 꺾이고 난 뒤 개혁의 속도를 늦추고 있다"며 "이는 금융산업의 지속적인 불안정을 방치하는 것으로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원론대로라면 동아시아 국가들 특유의 높은 저축률은 기업 등 자금 수요처로 자금이 원활하게 흘러들어가 경제 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요소로 활용돼야 함에도, 미흡한 금융 중개 기능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디스는 이와 관련,금융 중개 기능을 저하시켜 자금 흐름을 왜곡케 하는 요인으로 관치 금융과 은행-대출자간의 부정한 결탁, 부패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에서 금융 중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됐더라면 상당 부분은 외국 자본에 의존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금융 개혁을 통해 중개 기능을 효율화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외환 위기가 닥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경고했다.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