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과 한솔엠닷컴 인수 경쟁을 벌이고 있는 LG텔레콤의 대주주인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의 피터 본필드 회장은 "한솔엠닷컴 인수를 위해 LG 구본무 회장과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0일 극비리에 방한한 본필드 회장은 이날 저녁8시30분 김포공항에 도착,본사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이번 방문에서 LG그룹 최고 경영자와 만나 한국시장의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를 순방중인 본필드 회장은 이날 일본 방문을 마치고 서울에 도착했다.

BT측은 현재 그의 방한 목적이나 일정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언급을 거절하고 있다.

BT코리아 김대규 사장은 "이번 방한에 대해 본사측에서 전혀 언급하지 말것을 부탁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본필드 회장의 갑작스런 방한이 LG그룹의 한솔엠닷컴 인수추진 과정에 뭔가 역할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방문사실 자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나 LG그룹 최고경영자와 미팅이 예정돼 있는 점 등을 들어 뭔가 중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본필드 회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지만 LG그룹 회장을 만나 여러가지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본필드 회장은 이날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묵은 뒤 31일 오후3시 안병엽 정보통신부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특별한 논의사항이 있어서보다는 BT측에서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와 예방 차원에서 만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본필드 회장은 이어 31일 저녁에 LG그룹 구본무 회장을 만날 계획이다.

LG그룹 관계자는 "LG텔레콤의 대주주인만큼 예의 차원에서 만찬을 같이 하기로 예정돼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는 최근 한솔엠닷컴 인수 추진과 관련,LG와 BT간 의견 조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한솔엠닷컴 인수건에 대해 공개적인 입장표시를 자제해온 BT가 LG를 측면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관련,업계 관계자는 "이미 LG를 대신해 BT가 나서 한솔엠닷컴의 최대주주인 캐나다 BCI 등을 만나 지분 인수건에 대해 협상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현재 BT는 LG텔레콤의 지분 24.13%를 갖고 있으며 LG정보통신(24.38%)에 이어 2대주주이다.

정종태.조재길 기자 jtchung@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