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13조원에 달하는 신탁자산 내역을 일반에 공개한다.

투신사가 투자내역을 공개하는 "클린펀드"형 상품을 운영하고 있지만 시중은행이 신탁계정내용을 전부 공개하는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하나은행 고위관계자는 31일 "은행의 신탁자산에 어떤 회사채가 포함돼 있는지 투명하게 알릴 방침"이라며 "4월에 일반투자자와 금융계 관계자들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신탁계정에서 사들인 회사채나 유가증권의 내역을 세세히 알려 투자자에게 믿음을 주겠다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최근 은행의 주가가 6천원대로 떨어진 이유중 하나가 은행 신탁계정에 부실자산이 많이 편입됐다는 소문때문이라고 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하나은행의 신탁자산 13조중 대우그룹 채권이 1천2백9억원,쌍용그룹 채권이 7백억원 등이 있다.

하나은행은 이들 부실채권에 대해서는 이미 대손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또 숨겨진 부실채권이 있는지 여부도 자산내역 공개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은 이를 위해 개발신탁 등 각종 신탁상품에 편입된 자산내역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하나은행은 올 하반기부터는 미국의 회계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 내년께 뉴욕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뉴욕증시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그 쪽의 회계기준에 맞아야 한다"며 "하반기부터 은행 자산에 대한 재무제표 등을 미국회계기준에 맞게 고쳐 상장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imjh@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