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파차이 태국 부총리는 "이제 개별 국가의 힘으로 국제금융위기를 이겨나가기에는 힘겨운 상황이므로 이번 서울포럼이 APEC 회원국간의 긴밀한 협조관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WTO 차기 사무총장 내정자로서 한국의 시장개방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시장개방에 대한 한국 정부의 움직임은 매우 적극적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태국의 입장에서는 농업부문의 경우 좀 더 개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밀가루는 태국에 상당히 제한적이다.

태국은 빠른 시일내에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김대중 대통령이 제안한 헤지펀드 감시방안 마련에 대한 견해는.

"같은 입장이다.

헤지펀드의 움직임을 감시해야 하는 이유는 투기억제 목적뿐 아니라 헤지펀드에 취약한 국가에 대비책을 제시해 주기 위한 것이다"

-APEC의 과제는 무엇인가.

"다가올 브루나이 회의에서 각 회원국은 IAP(개별행동계획)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2001년까지는 평가보고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또 APEC은 무역자유화보다는 무역활성화에 초점을 둬야 한다.

회원국간 빈부격차 해소를 강조한 김 대통령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회원국간 관세통관절차의 간편화도 생각할 수 있다"

-WTO가 일부 강대국만을 위한 기구라는 지적이 있다.

"사실이다.

차기 사무총장 내정과정에서 나는 WTO의 민주성, 형평성, 투명성 등 3대원칙을 강조했고 많은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WTO가 부자들만의 클럽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번 포럼에서 기대하는 성과는.

"지금까지 다자간 경제협상이 많았지만 효율적이지 못했다.

이번 서울포럼이 개방적 지역주의를 추구해온 APEC의 원칙을 재확립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최근 아시아 금융위기는 개별 국가의 힘으로는 위기를 극복하기 힘든 것을 보여 줬다.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박해영 기자 bono@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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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파차이 누구인가 ]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으로 내정돼 있다.

경제문제는 경제원리로 해결해야 한다는 시장론자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6년부터 88년까지 재무차관, 1992년부터 95년까지 부총리를 지냈다.

1997년 태국 외환위기 당시 추안 총리에 의해 다시 부총리로 발탁됐다.

시장개방과 자유무역을 금융위기대처 방안으로 제시해 서방의 지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