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먼델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31일 "달러 엔 등의 급격한 환율변화가 아시아 금융위기를 초래했다"면서 "달러 유로 엔화를 한데 묶은 새로운 표준통화가 아시아지역의 환율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금융위기로부터의 교훈은.

"아시아 금융위기를 들여다보면 환율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국가마다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 싱가포르 중국 대만 홍콩 등 위기가 없었던 나라에는 2가지 공통점이 있다.

명확한 목표를 세운 통화정책이 첫번째다.

싱가포르 태국 일본은 분명한 인플레 목표치가 있었고 중국은 자본유출 통제와 함께 고정환율을 지켰다.

홍콩은 통화위원회가 원활하게 작동했다.

둘째는 풍부한 외환보유액이다.

반면 위기를 겪은 나라들은 외환보유액이 낮았고 부채비율은 높았다"

-APEC 통화기금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데.

"현재 국제통화기금(IMF)의 원칙은 아시아 모든 국가들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APEC만의 통화기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APEC 통화기금에서 사용할 새로운 표준통화가 유용하리라 생각한다.

달러 유로 엔의 적절한 바스켓 조합이 그것이다.

나는 각각 45%, 35%, 20% 정도의 비율이 좋을 것으로 제안한다"

-문화적 차이점을 고려할 때 유로화같은 단일통화 창출이 아시아에서 가능하리라고 보는가.

"아시아 통화펀드는 유럽과 같은 단일통화권과는 개념이 많이 다르다.

아시아 정치환경이 유럽과 다르므로 아직은 단일 펀드를 만들 시점은 아니라고 본다"

-IMF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 비판이 있는데.

"동의한다.

미국은 IMF 출범직후부터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특히 1990년대 들어 더욱 노골적인 방식으로 힘을 발휘하고 있는데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21세기 이상적인 세계경제질서의 모습은.

"21세기 경제는 세계통화에 기반한 국제경제체제가 바람직하다.

즉 달러 유로 엔 등의 급격한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바스켓의 창출이다.

각국이 자국통화를 바스켓에 연계하면 자연스럽게 고정환율체제가 자리잡을 것이다"

박해영 기자 bono@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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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먼델 누구인가 ]

1999년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1960년대 환율변동하에서의 통화/재정정책의 효과를 분석한 ''먼델-플레밍 모델''을 개발하는 등 국제경제 이론에 관한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특히 최적통화지역 이론을 개발하여 유로화 탄생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했다.

MIT 경제학 박사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자문위원을 거쳐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