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14일만에 매도우위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그동안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맹렬하게 순매수해 왔다.

이달 들어서만 3조7천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데 돌연 방향을 바꿔 불안감을 던져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차익실현이 순매도 배경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 주가가 불안하고 타이거펀드 청산등의 악재가 흘러나와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도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조만간 다시 매수우위로 전환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크게 악화된 것도 아니고 원화강세에 따른 환차익등 투자메리트가 높기 때문이다.

<>매매추이=이날 1백45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순매도를 보인 것은 지난 3월13일이후 처음이다.

최근 하루평균 1천억원 이상씩 순매수한 것에 비해 그 규모가 크지 않다.

가장 눈에 띄는 순매도 종목은 삼성전자다.

6만주를 순매도했다.

이중 일부 물량은 청산을 앞둔 타이거펀드가 내다판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속도조절일 뿐=많이 오른 삼성전자 중심으로 매도하고 있어 차익실현으로 분석되고 있다.

3월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무려 2조원어치나 순매수했다.

엥도수에즈 WI카 증권의 임우택 이사는 "삼성전자가 저가에 비해 그동안 30-40% 올랐기 때문에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시장에서 마이크론테크놀러지 주가 역시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을 받고 있어 동반하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세계적으로 인터넷등 첨단기술주의 거품론이 거세지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는 것도 순매도 배경으로 해석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의 조용찬 연구원은 "최근 미국 골드만 삭스의 투자전략가인 애비 코언이 주식비중을 축소할 것을 권고한 것과 템프턴그룹 투자전략가인 마크 모비우스 박사의 첨단기술주 거품에 대한 경고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차익실현에 나설 때인데다 미국증시가 불안하니 몸을 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망=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은 최근 2.4분기 세계증시전망에서 외국인이 아시아시장에서 한국증시를 가장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삼성전자를 매도한 외국인이 있는가 하면 저가에 매수한 외국인도 있어 더욱 그렇다.

미국계인 메릴린치증권 창구로 11만주의 삼성전자 매수주문이 나온 게 좋은 예다.

무엇보다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에 큰 이상이 없어 다시 순매수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영국의 신용평가기관인 피치IBCA는 지난달 30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외국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미국 주가추이에 따라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며 "순매수로 돌아서더라도 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