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서울포럼] (인터뷰) '제프리 삭스 하버드대 교수에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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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삭스 하버드대 교수는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 노력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부유출 및 국가부채 논란에 대해서도 "달리 대안이 있을 수 없었다"는 입장이었다.
다만,국가부채는 불가피하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되지만 더이상 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외환위기를 촉발한 원인이 됐던 단기자금의 과도한 이동은 은행.기업별 차입 한도설정을 통해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담=최경환 전문위원>
-외환위기 이후의 한국의 경제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정부가 적절히 대처한 측면도 있지만 한국의 실물경제가 매우 튼튼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외환위기 직후 있었던 한국경제에 대한 평가는 문제를 너무 과장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IMF의 지나친 고금리 정책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IMF가 이를 빨리 시정하지 않았더라면 엄청난 대가를 치렀을 것입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정부가 자산매각을 지나치게 서둘러 국부가 유출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데.
"한국경제는 많은 외자를 흡수할 여력을 갖고 있습니다.
외자유치는 한국경제에 해보다는 훨씬 많은 이득을 가져다 주고 있습니다.
80년대 미국에서도 일본계가 미국기업을 인수하자 비슷한 비판이 제기됐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이를 비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한꺼번에 매각을 추진해 제값을 못받았다는 비판의 여지는 있으나 그 당시로는 달리 대안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대우 같은 큰 재벌그룹도 파산하는 마당에 한국자산이 값이 안나가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한국의 국가채무 논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국가채무가 급증한 문제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재정전문가는 아니지만 통계문제로 논란을 계속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사실은 국가채무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과 이는 불가피했다는 점입니다.
문제는 급격히 늘어난 국가채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가 중요합니다.
한국은 과다한 보증채무와 높은 이자율 때문에 국가부채 관리에 매우 신경을 써야 합니다.
한국은 재정지출을 줄이고 수출과 투자위주의 성장을 추구해야 합니다.
지금과 같은 재정지출을 지속할 경우 향후 2-3년내에 부채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입니다"
-최근 무디스사가 한국의 금융개혁이 지연되고 있다는 경고를 한적이 있는데요.
"무디스의 경고에 귀를 기울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하나 무디스의 지적에 전적으로 동감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에서의 금융개혁은 괄목한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기업의 부채비율 축소,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 제고,부실금융기관 정리등에 있어 세계 어느나라 보다도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금융개혁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개혁의 모멘템을 잃지 말고 지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 한국금융의 문제점으로 흔히 관치금융,금융기관과 채무자의 유착과 부패문제가 지적돼 왔는데 금융개혁 이후 이런 문제들이 개선됐다고 보십니까.
"그러한 문제들은 은행차입 위주의 금융을 할 때 주로 나타났던 문제들입니다.
이제는 과거 은행차입 위주의 금융시대는 끝났습니다.
주식,채권 등 직접금융 시장으로 옮겨가야 합니다.
직접 금융시장에서는 시장의 평가에 좌우될 수 밖에 없어 과거의 문제들은 상당부분 해소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정부가 금융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나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재벌개혁의 성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정부주도의 개혁보다는 시장원리에 맡길 때가 됐다는 주장도 많은데요.
"한국의 경제발전에 있어 재벌의 역할은 지대했습니다.
이들의 과감한 투자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한국경제 성장의 원동력이었습니다.
따라서 재벌을 억압하는 정책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재벌개혁의 결과 부채비율이 축소되고 기업지배 구조가 개선되는 등 성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정부가 직접개입하기 보다는 시장의 힘에 의해 자연스럽게 개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
다만 한국의 재벌은 이미 그 규모가 가족경영에 의존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만큼 보다 유능한 경영진에게 경영을 맡겨야 합니다"
-이번 APEC 포럼에서 금융위기 재발방지를 위한 금융체제 개혁이 논의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지난번 외환위기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실물경제의 문제였다기 보다는 단기자금의 급격한 이동에 따라 초래된 것입니다.
따라서 단기자금 이동의 변동성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가 관건입니다.
개인적인 견해는 은행과 기업의 단기 해외차입에는 일정한 한도를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적으로도 한때 단기자금 이동에 대한 규제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으나 지금은 중단된 상태여서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아울러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역할도 지역중심의 금융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미국 신경제의 앞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미국의 신경제는 두가지 측면으로 나눠봐야 합니다.
하나는 정보통신을 위주로 하는 실물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주식시장입니다.
실물부분에서의 변화는 매우 긍정적입니다.
염려스러운 것은 주식시장입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생산성 향상은 그 혜택이 물가하락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주로 돌아갑니다.
기업이윤은 오히려 축소시킬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입니다.
미국의 주가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은 미국인의 기분을 상하게 할지는 모르겠으나 주가조정에 대비해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본인과 크루그만 교수는 2년전 부터 이런 틀린 경고를 해왔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믿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kghwchoi@ 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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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리 삭스 누구인가 ]
MIT대의 폴 크루그만 교수,로렌스 서머스 미 재무장관과 함께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40대 경제학자다.
삭스 교수는 러시아 개혁에 깊숙히 간여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됐고,국제금융,거시경제정책분야에 연구업적이 많다.
하버드대 국제개발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자문위원도 역임했다.
국부유출 및 국가부채 논란에 대해서도 "달리 대안이 있을 수 없었다"는 입장이었다.
다만,국가부채는 불가피하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되지만 더이상 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외환위기를 촉발한 원인이 됐던 단기자금의 과도한 이동은 은행.기업별 차입 한도설정을 통해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담=최경환 전문위원>
-외환위기 이후의 한국의 경제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정부가 적절히 대처한 측면도 있지만 한국의 실물경제가 매우 튼튼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외환위기 직후 있었던 한국경제에 대한 평가는 문제를 너무 과장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IMF의 지나친 고금리 정책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IMF가 이를 빨리 시정하지 않았더라면 엄청난 대가를 치렀을 것입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정부가 자산매각을 지나치게 서둘러 국부가 유출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데.
"한국경제는 많은 외자를 흡수할 여력을 갖고 있습니다.
외자유치는 한국경제에 해보다는 훨씬 많은 이득을 가져다 주고 있습니다.
80년대 미국에서도 일본계가 미국기업을 인수하자 비슷한 비판이 제기됐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이를 비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한꺼번에 매각을 추진해 제값을 못받았다는 비판의 여지는 있으나 그 당시로는 달리 대안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대우 같은 큰 재벌그룹도 파산하는 마당에 한국자산이 값이 안나가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한국의 국가채무 논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국가채무가 급증한 문제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재정전문가는 아니지만 통계문제로 논란을 계속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사실은 국가채무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과 이는 불가피했다는 점입니다.
문제는 급격히 늘어난 국가채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가 중요합니다.
한국은 과다한 보증채무와 높은 이자율 때문에 국가부채 관리에 매우 신경을 써야 합니다.
한국은 재정지출을 줄이고 수출과 투자위주의 성장을 추구해야 합니다.
지금과 같은 재정지출을 지속할 경우 향후 2-3년내에 부채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입니다"
-최근 무디스사가 한국의 금융개혁이 지연되고 있다는 경고를 한적이 있는데요.
"무디스의 경고에 귀를 기울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하나 무디스의 지적에 전적으로 동감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에서의 금융개혁은 괄목한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기업의 부채비율 축소,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 제고,부실금융기관 정리등에 있어 세계 어느나라 보다도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금융개혁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개혁의 모멘템을 잃지 말고 지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 한국금융의 문제점으로 흔히 관치금융,금융기관과 채무자의 유착과 부패문제가 지적돼 왔는데 금융개혁 이후 이런 문제들이 개선됐다고 보십니까.
"그러한 문제들은 은행차입 위주의 금융을 할 때 주로 나타났던 문제들입니다.
이제는 과거 은행차입 위주의 금융시대는 끝났습니다.
주식,채권 등 직접금융 시장으로 옮겨가야 합니다.
직접 금융시장에서는 시장의 평가에 좌우될 수 밖에 없어 과거의 문제들은 상당부분 해소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정부가 금융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나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재벌개혁의 성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정부주도의 개혁보다는 시장원리에 맡길 때가 됐다는 주장도 많은데요.
"한국의 경제발전에 있어 재벌의 역할은 지대했습니다.
이들의 과감한 투자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한국경제 성장의 원동력이었습니다.
따라서 재벌을 억압하는 정책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재벌개혁의 결과 부채비율이 축소되고 기업지배 구조가 개선되는 등 성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정부가 직접개입하기 보다는 시장의 힘에 의해 자연스럽게 개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
다만 한국의 재벌은 이미 그 규모가 가족경영에 의존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만큼 보다 유능한 경영진에게 경영을 맡겨야 합니다"
-이번 APEC 포럼에서 금융위기 재발방지를 위한 금융체제 개혁이 논의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지난번 외환위기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실물경제의 문제였다기 보다는 단기자금의 급격한 이동에 따라 초래된 것입니다.
따라서 단기자금 이동의 변동성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가 관건입니다.
개인적인 견해는 은행과 기업의 단기 해외차입에는 일정한 한도를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적으로도 한때 단기자금 이동에 대한 규제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으나 지금은 중단된 상태여서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아울러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역할도 지역중심의 금융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미국 신경제의 앞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미국의 신경제는 두가지 측면으로 나눠봐야 합니다.
하나는 정보통신을 위주로 하는 실물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주식시장입니다.
실물부분에서의 변화는 매우 긍정적입니다.
염려스러운 것은 주식시장입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생산성 향상은 그 혜택이 물가하락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주로 돌아갑니다.
기업이윤은 오히려 축소시킬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입니다.
미국의 주가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은 미국인의 기분을 상하게 할지는 모르겠으나 주가조정에 대비해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본인과 크루그만 교수는 2년전 부터 이런 틀린 경고를 해왔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믿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kghwchoi@ 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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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리 삭스 누구인가 ]
MIT대의 폴 크루그만 교수,로렌스 서머스 미 재무장관과 함께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40대 경제학자다.
삭스 교수는 러시아 개혁에 깊숙히 간여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됐고,국제금융,거시경제정책분야에 연구업적이 많다.
하버드대 국제개발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자문위원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