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제한폭이 없는 제3시장의 특성상 어쩔수없는 일이긴하나 작전의 의혹을 살만큼 정도가 심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다보니 비정상적으로 나오는 팔자 주문을 잡아 횡재해보려는 얌체주문도 줄을 잇고 있다.
31일 제3시장에서 기준가가 2만8천4백50원인 한국웹티브이는 오전 9시2분께 주당 10원에 10주가 매매됐다.
그리고 한시간 뒤인 10시께는 역시 10주가 주당 1백만원에 거래됐다.
하루변동폭이 무려 10만배에 달한 것이다.
다른 종목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기준가가 16만9천원인 고려정보통신의 경우엔 10시23분께 99만원에 1주가 거래돼 눈길을 끌었다.
30일에는 기준가 12만원인 코리아2000 50주가 주당 60원에 매매됐으며 제3시장 첫거래일인 29일에는 한국웹티브이 1백주가 주당 2백원에 거래됐다.
쉽게 납득이 가지않는 이같은 거래는 어떻게해서 이루어질까.
주문착오와 주문착오를 겨냥해 그물처럼 펴놓은 반대주문이 우연의 일치로 맞아떨어진 결과다.
31일 제3시장에서는 현재가격에다 0을 하나 덧붙인 가격의 팔자주문과 0을 하나뺀 가격의 사자주문이 쏟아졌다.
예를 들어 매수주문을 내는 투자자는 0을 하나 뺀 가격에 주문을 넣어둔다.
누군가 실수로 0을 하나뺀 가격에 매도주문을 입력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반대로 매도주문은 0을 하나 덧붙인 가격에 내놓는다.
심하게는 0을 두개씩 더하거나 뺀 주문도 나왔다.
실제로 한국웹티브이는 10원에서부터 1백만원까지 호가(매매주문가격)가 나왔다.
증권업계의 관계자는 기준가의 수십배에 이루어지는 거래는 통정매매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제3시장 상장주식의 가격을 따질 때는 평균가격이 기준이 된다.
가격편차가 워낙 커서 그렇다.
전날 평균거래가격을 다음날 매매기준가로 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매매쌍방이 사전약속에 따라 고가의 팔자와 사자주문을 내 거래를 성사시키면 평균가격을 끌어올릴 수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유승완 코스닥증권시장(주) 장외시장팀장은 "투자자들이 실수로 매매가격을 잘못 입력해 턱없는 거래가 이뤄지는게 대부분이나 더러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 매매도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나 코스닥시장의 경우 가격제한폭 이외의 가격으로 매매주문을 내면 주문 자체가 입력이 되지않지만 제3시장에는 가격제한폭이 없어 실수로 낸 주문이 걸러지지 않는다.
따라서 제3시자에서 주문을 낼때는 숫자를 두번세번 확인하는게 필요하다고 유 팀장은 강조했다.
그는 또 최고가에 현혹되지말고 어느 가격대에서 거래가 주로 이루어지는지 체크해가며 시장에 참여해야 피해를 줄일 수있다고 덧붙였다.
조성근 기자 truth@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