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리 알려진 상표는 품목이 다르더라도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유지담)는 2일 "비제바노(Vigevano)" 구두를 만드는 금강제화가 비제바노시계를 상대로 낸 등록무효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시하고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비제바노" 구두 브랜드가 국제피혁콘테스트에서 상을 받았고 시내 번화가에 직영점 13곳을 개설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볼 때 비제바노라는 상표는 일반에 널리 알려져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비슷하지 않은 다른 상품에 사용될 경우라도 수요자들에게 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금강제화는 지난 98년 비제바노시계에 대해 비제바노 상표를 시계에 써서는 안된다며 소송을 냈고 비제바노시계는 시계 전문업체의 상표이기 때문에 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없다며 다퉈왔다.

한편 같은 재판부는 이날 널리 알려지지 않은 상표는 다른 품목에 사용할 수 있다는 판결을 함께 내렸다.

대법원은 패션잡지 "GQ"를 발행하는 어드밴스 매거진이 신발제조업체인 파라리미티드를 상대로 낸 등록무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GQ"라는 잡지가 미국 등 해외에서는 어느정도 알려져 있으나 국내에서는 특정인의 상품이나 상표라고 인식할 만한 사정이 없어 보인다"며 "따라서 단화나 가죽신 등을 만드는 피고 회사가 이 상표를 사용하는 데 하자가 없다"고 판시했다.

< 김문권 기자 mkkim@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