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기업의 부채규모는 국민총소득(GNI·명목 기준)의 1.29배로 미국의 0.44배에 비해 3배나 많으며 대만의 1.16배보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상장기업들이 유상증자를 통해서만 33조4000억원을 조달하고 사상최대의 흑자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부채감축 규모는 13조원수준에 머물러 기업들의 부채비율 축소가 형식에 그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은행은 3일 주요국 기업부문 부채의 국민총소득에 대한 비율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며 기업경쟁력을 제고하고 외적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부채축소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분석결과 국내기업의 총부채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614조7258억원으로 전년의 628조1602억원에 비해 13조4362억원(2.1%)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기업부채는 국민총소득(478조2509억원)의 1.29배를
기록해 전년의 1.43배에 비해서는 다소 낮아졌으나 미국이나 경쟁국인 대만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았다.

미국의 경우 98년 말 현재 기업부문 부채가 3조7398억달러로 국민총소득(8조4905억달러)의 44%에 불과해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가장 건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만의 기업부채(97년)는 8조6167억대만달러로 국민총소득(7조4011억대만달러)의 1.16배를 기록해 한국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98년)은 기업부채 규모가 664조7525억엔으로 국민총소득(500조1240억엔)의 1.33배에 달해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했다.

한국은행은 한국과 일본의 경우 주식시장을 비롯한 직접 금융시장이 발달하지 못해 기업들이 은행 등으로부터의 차입에 의존한 반면 미국은 직접 금융시장이 발달해 있고, 대만 기업들은 건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해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