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할라드 < 미시간대학 경영대학원 교수 >

과거의 비즈니스 경쟁은 무대 위의 배우들은 명확하게 정해진 배역을 가졌고 입장권을 구입한 관중들은 객석에 앉아 수동적으로 구경만 했던 재래식 극장과 같았다.

기업,유통업자,공급업자들은 사업관계상 잘 정의된 각자의 역할을 이해했고 그 역할에 충실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고 있다.

일례로 포드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더 이상 수동적인 공급자가 아니라 새로운 자동차를 개발하는 데 있어 긴밀한 협력자다.

온타리오에 기반을 둔 대규모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 인터내셔널은 자동차를 스스로 조립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유통업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월마트는 프록터 앤드 갬블(P&G)의 제품을 단순히 유통시키는 것 외에 판매정보의 공유,상품의 입고 및 보관,주문 등에 관해 공동작업을 수행한다.

인터넷은 이처럼 전통적인 역할분담을 파괴하고 소비자로 하여금 제품과 서비스에서 생산자와 점점 능동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고객이 기업역량의 원천이라는 개념이 현실에서 발휘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업원칙은 다음과 같다.

<> 적극적인 대화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우 실험실에서 실시하던 제품테스트를 고객이 대신하고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사가 제작한 윈도2000의 시험용 버전은 65만명 이상의 고객들이 테스트했다.

이들은 또 시험용 버전의 특징 일부를 개선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마이크로 소프트사와 공유했다.

마이크로 소프트사는 고객들이 투입한 기술개발 투자의 총체적인 가치는 시간,노력,비용 등을 합해 5억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처럼 새로운 시장에서 기업과 고객의 대화는 평등한 주체간 대화임을 기업은 인식해야 한다.

2백만명 이상의 단골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이트레이드( E*trade )나 찰스슈왑과 같은 온라인증권사는 주가,시장데이터,거래정보 등을 인터넷을 통해 고객과 공유하고 있다.

진취적인 인터넷기업은 고객과의 새로운 대화방식을 사업에 가장 잘 적응시켰다.

아마존은 고객이 웹사이트에 접속할 때마다 고객이 이전에 행했던 구매를 바탕으로 취향과 선호도를 파악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고객공동체의 동원 =과거에 기업은 광고나 포장 등을 통해 포지셔닝된 이미지 컨셉트를 개별 소비자에게 밀어붙였다.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의 개인화된 경험들이 쌓여 기업의 이미지를 발전시킨다.

넷스케이프나 야후,아마존,이베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고객들이 기업의 정체성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고객이 기업역량의 원천이라는 개념은 독자적 영역 성격이 강한 산업에서도 나타난다.

1995년 전립선 암이라는 진단을 받은 인텔 회장 앤디 그로브는 이 병의 원인을 연구했고 의사와 상의해 독특한 치료계획을 개발했다.

시스코사는 고객들이 아예 회사의 정보와 자원,시스템에 온라인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단순한 제품검사자의 역할 이상을 해내도록 하고 있다.

시스코는 지식기반과 사용자 공동체라는 강력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 고객다양성의 관리 =3천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이메일서비스인 핫메일( Hot mail )은 가입자들에게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 대신 가입자에 대한 정보를 요구한다.

광고주에 접근할 때 유력한 수단으로 삼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러한 공짜서비스를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것보다는 기꺼이 현금을 지급하려는 고객들도 많다.

이처럼 소비자의 역량을 이용하려는 기업들은 개인화( Personalization )와 주문화( Customization )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은 제품을 사는 것에 흥미를 가지지 않을 수도 있으며 개인적으로 전문가와 함께 경험을 만들어 가기를 원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웰파고( Well Fargo )는 자사 고객들에게 퍼스널컴퓨터에 기반을 둔 은행서비스를 강제로라도 이용하도록 노력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부유한 연금생활자들을 위한 사적 클럽으로서의 역할이 지점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웹상에서 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자신의 취향에 맞게 골라 주문할 수도 있지만 온라인 꽃집에서 원하는 꽃의 종류와 양,꽃꽂이 형태,색상 등을 디자인할 수 있기를 원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기업들은 고객가치를 다양한 유통경로를 통해 실현시킬 수 있는 복합네트워크를 갖추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을 기업의 자산으로 흡수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고객은 더 이상 기업이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정리=이심기 기자 sglee@ 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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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논문의 번역 전문은 서강하버드 비즈니스 5~6월호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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