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에서 네트워크는 더할 나위없이 중요한 요소다.

벤처기업끼리는 물론 벤처캐피털 대학 연구소 회계사무소 법률사무소 등 벤처와 관련된 다양한 주체간에 활발한 교류를 통해 성공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년새 벤처창업이 활성화되면서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인식한
벤처기업과 관련 기관들이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집적지(cluster)를 형성하고 있다.

테헤란밸리를 비롯, 대덕 춘천 구로 등이 새로운 집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집적지에는 서로 차별화된 발전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여러 벤처기업들이 한지붕 아래 모여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사업을 영위하는 벤처기업 집적시설과 창업보육센터도 최근 크게 늘고 있다.

<> 벤처 집적지 =벤처 집적지에선 벤처기업에 필요한 네트워크를 쉽게 확보할 수 있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벤처 집적지별 벤처 생태계 현황"이란 보고서를 통해 테헤란밸리 대덕 춘천 구로 등 4개 지역을 분석했다.

각 집적지별 특징은 다음과 같다.

테헤란밸리는 대표적인 벤처 집적지로 꼽힌다.

이곳엔 1천5백여개 벤처기업이 둥지를 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광통신망 등 기본적인 인프라가 잘 갖춰지고 벤처캐피털을 비롯한 각종 협력 기관들이 몰려있다는 게 테헤란밸리의 강점이다.

이곳 벤처기업들은 개별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발생시키거나 크고 작은 모임을 만들어 안정적인 연결망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자연발생적으로 벤처기업들이 모여들면서 형성된 테헤란밸리의 가장 큰 약점은 대학이나 연구기관이 부족해 연구개발 인프라가 낙후돼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엔 이곳으로 몰려드는 벤처기업이 급증하면서 빌딩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교통난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대덕의 경우는 충남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을 비롯한 대학과 연구소가 많아 기술력을 갖춘 전문가가 풍부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곳 벤처기업들은 대학 및 연구소와의 교류를 통해 우수한 기술력을 수혈받고 있다.

춘천은 벤처기업 수가 아직 8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곳은 멀티미디어 애니메이션 생물공학 등을 특화분야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 분야의 관련 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시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산업단지공단이 벤처빌딩을 세우고 있는 구로는 기존 공단을 벤처단지로 전환시킨 경우다.

공단내 제조업체와의 교류를 통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테헤란밸리는 종합적인 벤처 <>대덕은 기술중심의 벤처 <>춘천은 업종특화형 벤처 <>구로는 재래산업 연결형 벤처라는 차별화된 전략을 갖고 벤처 집적지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 벤처빌딩엔 여러 혜택 =지난 2월까지 벤처빌딩(벤처기업 집적시설)으로 지정받은 건물은 서울지역 60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76개다.

최근엔 매월 5개 이상의 빌딩이 벤처기업 집적시설로 지정받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31개 벤처기업 집적시설을 새로 지정한 데 이어 올해는 60여개를 신규로 지정할 예정이다.

벤처기업 집적시설로 지정받으면 취득세와 등록세를 면제받고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를 50% 감면받게 된다.

여기에 교통유발부담금 등 각종 부담금을 면제받는다.

중기청 벤처정책과 서창수 과장은 "벤처열풍의 영향으로 빌딩을 소유한 건물주들이 벤처기업 집적시설로 지정받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앞다퉈 신청하고 있다"며 "이는 조세지원은 물론 벤처기업이 많이 입주한 건물이라는 부수적인 홍보효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 과장은 "이달중 관련 법규 개정으로 집적시설 지정요건이 완화되면 벤처기업 집적시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창업보육센터 =지난해말까지 중기청에서 지정해준 창업보육센터(BI)는 1백12곳이다.

또 중기청이 지정한 인터넷창업보육센터(IBI)는 30곳이다.

여기에다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가 지정한 창업보육센터와 정부로부터 지정받지 않은 창업보육센터까지 합치면 국내 창업보육센터 수는 2백여개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입주업체간 활발한 교류는 물론 경영 기술 자금 및 세무에 관한 상담과 행정지원이 이뤄지는 창업보육센터와 인터넷보육센터는 초기 벤처기업들에겐 커다란 도움을 주고 있다.

중기청 창업지원과 고학근 과장은 "대학과 연구소에서의 창업을 유도하기 위해 올 상반기중 현장실사와 평가작업을 거쳐 80여개 대학에 창업보육센터 건립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기청은 현재 설치.운영중인 전국 7개 여성창업보육센터가 여성창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내년에 5개를 추가로 설치키로 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 ked.co.kr